"화재·산사태 탓 참사? 다 人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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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시신을 찾으려고 몇달 동안 대구시민회관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살이 떨립니다."
이밖에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김태규 청년 일용직 건설노동자 사망사고 △이천물류창고 화재 △tvN 이한빛PD 사망사건 등 17개 참사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참사 증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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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민박집 산사태 유족
"법·제도 잘못.. 허술한 관리 문제"
물류창고 화재 등 17개 참사 증언
"안전한 나라 만들어 재발 막아야"
희생자 기리며 묵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참사, 재난·산재 참사 유가족·피해자들의 기록과 증언회’에서 참석자들이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 뉴스1 |
18년이 흘렀지만 어제 일 같았다.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로 부인과 딸을 떠나보낸 전재영 2·18 안전문화재단 사무국장은 힘겹게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직도 전 사무국장은 참사를 부른 허술한 ‘법’과 ‘제도’가 원망스럽다.
“참사 당시 마스터키를 뽑고 대피한 기관사나 방화범이 집중적으로 부각됐지만, 지하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불에 탈 수 있는 재료로 전동차를 만들었고, 화재 대비 안전 매뉴얼이 없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4·16재단 등 23개 재난·산재 피해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1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세월호 참사 7주기 추모 행사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참사, 재난·산재 참사 유가족·피해자들의 기록과 증언회’를 열었다. 이날 증언에 나선 이들은 모두 전 사무국장처럼 자신이 경험한 참사가 ‘인재(人災)’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희생자인 김시연 학생의 어머니 윤경희 세월호 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도 참석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국가가 작동하지 않았을 때 어떤 비극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참사 진상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피해자뿐 아니라 목격자인 온 국민의 책무”라고 말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도 “모든 참사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이라며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길은 남은 이들이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죽어간 원인을 제거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갈 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조희연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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