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이성윤 기소' 놓고 고심..차기 총장도 '안갯속'
[앵커]
대검찰청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지검장은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으로 꼽히는 인물이어서, 차기 총장 인선 절차도 덩달아 늦어지는 모습입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 신청 당사자인 이규원 검사를 재판에 넘긴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 지검장은 네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지만 수사팀은 이미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기소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러나 기소 의견을 보고받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대행은 이 지검장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 가운데 1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력한 차기 총장 후보이자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인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기면 조직이 혼란에 빠질 수 있는 데다 조 대행이 이 지검장 기소를 승인할 경우 경쟁자를 내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는 차기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끝난 뒤에야 결정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차기 검찰 수장 1순위로 꼽혔던 이 지검장이 기소 위기에 내몰리면서 후임 검찰총장 인선 절차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으로선 4·7 재보궐 선거를 참패한 상황에서 대표적인 친여권 성향 검사로 분류되고 공수처 '황제 면담'으로 논란을 빚기도 한 이 지검장 카드를 마냥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커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광석화처럼 속도감 있게 공백을 메우겠다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기존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박범계 / 법무부 장관 (어제)] :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것 같아요. (절차가) 예측하기가 좀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당장 계획하고 있는 건 없습니다.]
1순위 후보로 꼽혔던 이 지검장 외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나 구본선 광주고검장 등도 차기 검찰 수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도 다음 주 이후로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총장 공백 사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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