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배출', 삶의 뿌리 뽑는 행위".. 현지 주민들, 격렬한 시위

김청중 2021. 4. 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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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3일 오전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자 낮 12시부터 후쿠시마현청 앞에서는 시민 100여명이 모여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노우에 도시히로(井上年弘)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 사무국 차장은 일본 국민 다수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면서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항의하는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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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일 벌어졌다" 격앙
어민들 "신중한 판단 요구 묵살"
도쿄서도 시민단체 반대 시위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이 13일 후쿠시마현청 앞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한 일본 정부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후쿠시마=김청중 특파원
“해양 방출 절대 반대한다!”, “바다에 버리지 마라, 오염수를!”

일본 정부가 13일 오전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자 낮 12시부터 후쿠시마현청 앞에서는 시민 100여명이 모여 격렬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원전 사고 피해자이기도 한 후쿠시마 주민은 여러 조사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 요구를 명확히 했으나 정부가 방출 결정을 내렸다”며 중앙정부의 결정 철회와 현(縣)당국의 거부를 요구했다.

더이상바다를더럽히지마!시민회의 등 시민단체 대표들은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를 만나 요청서를 전달했다. 시민단체들은 요청서에서 △정부 방침 거부 △오염수 처리에 있어서 국제관계 배려 △국민적 합의 △대형탱크에서의 장기 저장 등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7시45분부터 폐로(廢爐)·오염수대책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정식 결정했다. 주무부처 장관인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각료회의 후 낮 12시30분쯤 우치보리 지사를 만나기 위해 현청을 방문했으나 항의 집회를 피해 정문이 아닌 다른 문으로 청사에 들어가야 했다.

후쿠시마 주민 사토 미카(佐藤美香)씨는 일본 정부 결정에 대해 “바다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동안 희생당해 온 어린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직격탄을 맞았던 후쿠시마현 후타바(雙葉)군 나미에마치(浪江町)에 거주하는 요시자와 마사미(吉澤正己)씨는 “원래 2만500명이었던 주민이 원전 사고 후 피난을 떠났다가 1500명만 돌아와 아직도 마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해양 방출 결정은 이제 아예 (삶의) 뿌리를 뽑아버리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1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 앞에서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어업 종사자들 반발도 폭발했다.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기시 히로시(岸久)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해양 방출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음에도 (방출이) 결정된 것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고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기시 회장의 해양 방출에 대해 “후쿠시마현뿐만 아니라 전국 어업 종사자의 생각을 짓밟는 행위”라며 “앞으로도 반대 입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마(相馬)항에서 만난 주민은 “부흥이 진행되면서 풍평(風評)피해(소문에 의한 이미지 악화)도 감소하고 있던 상황에서 그런 것(오염수)를 흘려보내면 지난 10년 동안의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1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한 구라타 겐 씨. 도쿄=연합뉴스
도쿄에서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사요나라(안녕)원자력발전1000만인액션실행위원회는 이날 낮 도쿄 총리 관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반 시민 3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 실행위는 “(일본 정부가) 여론에 도전하는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오염수 저장탱크 부지를 늘려 육상 보관을 계속하거나 방출이 아닌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노우에 도시히로(井上年弘)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 사무국 차장은 일본 국민 다수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한다면서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항의하는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원자력규제를감시하는시민모임 등 다른 시민단체도 전날 도쿄 참의원(상원) 의원회관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뒤 총리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활동가인 가타오카 데루미(片岡輝美)씨는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어업인을 비롯한 후쿠시마 현민,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의 반대 민의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후쿠시마=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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