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칩 모자라.. 글로벌 車업체 줄줄이 공장 '스톱'

나기천 2021. 4. 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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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는 좁쌀만 하고 보통은 손톱만큼인 데다 1개 가격이 싼 것은 1000원도 안 되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기 직전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반도체 화상회의'를 직접 주관한 것은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 탓이다.

AP 역시 "반도체 칩 부족 사태는 학교가 학생들의 재택 수업을 위한 컴퓨터 구매를 어렵게 하고, 최신 비디오게임기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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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 세계 실정은
美선 2021년 최대 130만대 생산 차질
세계 3위 日 업체선 화재 발생해
한국GM 부평공장 가동률 50%↓
현대차 울산·아산 임시 휴업조치
"대체품 없어 3분기도 수급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 도중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작게는 좁쌀만 하고 보통은 손톱만큼인 데다 1개 가격이 싼 것은 1000원도 안 되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기 직전이다. 오죽하면 글로벌 경제 패권국 미국의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을까 싶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일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반도체 화상회의’를 직접 주관한 것은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 탓이다. 각국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자동차 수요가 줄 것으로 판단하고 칩 주문량을 줄였다. 또 반도체를 수탁생산 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게임이나 PC, 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으로 돌렸다.

그런데 자동차 수요는 당초 예측보다 크게 줄지 않았고, 완성차 업체들이 뒤늦게 반도체를 추가 주문했지만 파운드리 업계가 다시 라인을 재배치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미 텍사스주의 한파로 삼성전자와 인피니언 등의 반도체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고,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사고까지 겹쳐 수급난이 심화했다.

도요타와 폴크스바겐, 포드, 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이미 연초부터 줄줄이 일부 공장을 닫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올해 최대 130만대의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울산 1공장 휴업에 이어 아산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는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아산공장 가동을 12~13일 이틀 동안 중단했다. 사진은 13일 가동이 중단된 현대차 아산공장 모습. 연합뉴스
한국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반도체가 주력 수출품인 한국조차 차량용 반도체 부족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거의 생산하지 않는다. 차량용 반도체는 초미세화 공정을 통해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먼저 타격을 본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50%로 줄였다. 현대차는 지난 7일부터 울산1공장을 일주일간 가동중단 조치했다. 아산공장도 12∼13일 휴업했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 반도체 칩을 많이 이용하는 다른 산업 분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컴퓨터, 휴대전화 등 칩 부족 시 영향을 받는 다른 전자제품 제조사들도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AP 역시 “반도체 칩 부족 사태는 학교가 학생들의 재택 수업을 위한 컴퓨터 구매를 어렵게 하고, 최신 비디오게임기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시대에 학생들은 집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이, 직장인들은 재택근무가 각각 새로운 표준이 되었는데 반도체 칩 부족사태가 악화하면 온라인 수업이나 재택근무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패권 미국이 가져야”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개최한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왼쪽 세번째)이 반도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밝히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또 문제다. 개발까지 10년가량이 소요되는 데다 안전성이 중요해 공정이 까다롭고, 핵심 부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대체품 적용이 어려워 마땅한 대책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소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 전망하는 삼성전자 등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가능성도 그리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설비가 집중되면 장기적으로는 PC나 모바일용 반도체도 수급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또 발생한다”며 “굳이 생산 라인을 조정하려면 국내보다는 반도체 투자를 늘릴 경우 각종 인센티브 제공을 하겠다는 미국 현지 생산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나기천·남혜정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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