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삼성 만나고 15일에 또 만나고..반도체 대책 숨가쁜 靑

심재현 기자 2021. 4.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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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1년여를 두고 경제계 소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만나 반도체산업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도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 현대차, 한국조선해양 등 반도체·전기차·조선업계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주요 전략산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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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공개 회동 이어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삼성·현대차 등 주요 기업 CEO 초청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1년여를 두고 경제계 소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만나 반도체산업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오는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도 삼성전자를 포함해 SK하이닉스, 현대차, 한국조선해양 등 반도체·전기차·조선업계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주요 전략산업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임기 내내 적폐 청산 등 정치 이슈에 초점을 맞췄던 청와대가 4·7 재보선 참패와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등과 맞물려 경제 현안 해소로 임기 마지막 1년을 돌파할 동력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삼성전자의 회동 시점은 지난 9일로 미국 백악관이 삼성전자 등을 초청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화상 회의 사흘 전이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삼성전자 고위임원들을 만나 반도체산업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12일(현지시간) 백악관 화상회의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준비 상황 등을 지원하고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기업과의 소통 강화를 지시한 것과 맞물려 정부의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이 재점화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업계에 대한 압박이 커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진행한 회의에서 대북정책 외에 반도체 관련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국내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여건이 심상치 않다고 보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서훈 실장이 참석한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회의 시간의 3분의 2 동안 반도체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고 들었다"며 "미국이 반도체 문제를 단순한 경제 이슈가 아니라 안보정책 문제로 대한다는 것을 청와대가 인식하면서 삼성전자 등 업계와 소통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주재로 오는 15일 열리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도 핵심의제가 반도체가 될 전망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등 전략산업부문의 기업 CEO가 다수 참석하지만 사실상 핵심은 반도체라는 분석이다. 백악관 회의 이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업계의 대응책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기업 소통 강화 지시 이후 이호승 정책실장의 경제단체 방문, 유영민 비서실장의 삼성전자 비공개 회동 등이 숨가쁘게 이어지는 것을 두고 청와대 주도의 민관 경제현안 타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확대경제장관회의에 기업 CEO가 대거 참석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청와대 정책의 무게 중심이 정치 이슈에서 경제 이슈로 옮겨간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 아니냐는 해석이 고개를 든다.

정치권 한 인사는 "기업인 출신의 유영민 비서실장과 정부부처에서 경제 현안에 대해 잔뼈가 굵은 이호승 정책실장을 잇따라 선임했던 데서도 이런 의중이 엿보인다"며 "반도체산업을 필두로 미국 주도의 글로벌 산업 재편에 시동이 걸린 상황에서 모처럼만의 민관협력 움직임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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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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