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양성 평등 아닌 역차별"..맘카페서도 부글부글

이진한 2021. 4. 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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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못지않은 큰 불만"
이대남 반발, 與 심판론으로

◆ 군필 승진 역차별 논란 ◆

"(현 정부의 젠더 정책은) 정부가 성평등을 이유로 1020 남성들에게 심리적 조작을 가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대학생 한선진 씨(가명·26))

이대남(20대 남성)은 그동안 정치·경제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않는 계층이었다. 소비력이 여성에 비해 높지 않고, 군 입대와 취업난으로 20대 끄트머리에서나 사회적 진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소리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가장 강력했던 기조였던 젠더 정책이 '역차별'로 치닫고,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경제적 불평등화를 몸소 확인한 그들이 이제는 '좌시하지 않는' 계층으로 변모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한씨가 전형적인 사례다. 그가 선거 이후 지난 12일 올라온 한 국민청원 때문에 또 한 번 분노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설립 취지를 망각한 교육을 중단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시기 바랍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 공식 유튜브 채널 '젠더온'에 올라온 교육 동영상이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정의한 양성평등에 어긋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폭력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이 남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는 지적은 현 정부 들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해 4월 교육부는 기관 페이스북 계정에 '아버지를 위한 자녀 교육 가이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남자는 여자와 뇌 구조가 달라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역차별 상황을 몰고 온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편인 맘카페 등에서는 이대남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82쿡에 글을 올린 대학생 아들을 둔 네티즌은 "아들이 '선거에서 여당을 찍긴 했지만, 결과는 예상됐다. 문제가 있으니 진 것'이라고 하더라"며 "나는 보수당 지지층을 틀딱(틀니딱딱의 준말로 노인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하는데, 너는 어떠니라고 묻자 '그쪽은 빨간 틀딱이고 엄마는 파란 틀딱'이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는 "'20대 남자들이 보수화됐다' '서울시민들이 부동산 때문에 돌아섰다' 등 분석이 많다. 그러나 선거에서 민심을 읽어내지 못하고,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을 욕망의 덩어리라고 매도하면 다음 선거도 어려울 것"이라며 "꼰대 같은 태도로 20대 남자들을 대하지 말자. 모두 우리의 아들들"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030세대 남성들의 정권에 대한 반발심은) 아직까지 가장으로서 역할을 책임질 것을 요구받는 그들에게 일자리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실존적인 위기감을 안겼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역차별 논란까지 제기된 정부의 젠더 정책은 정권에 대한 반발을 가속화하는 하나의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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