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염수, 200일이면 제주로..여과 안되는 삼중수소 어쩌나
중수소 방류후 농도 급감
자연상태 한강물과 비슷해져
체내에 유입돼도 독성 낮아
전문가들 "공동검증은 필수"
◆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
동해를 사이로 일본과 마주 보고 있는 한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 중 하나다.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면 북태평양 해류와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한국 인근 해양에 도달한다.
과거 연구에선 오염수가 한국 해양에 도달하는 기간이 길게는 4년, 이르면 1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진행된 관련 연구에서는 이 기간이 당겨졌다. 지난해 10월 독일 킬대 헬름홀츠 해양연구소는 후쿠시마 오염수가 약 200일 만에 제주도에, 280일 만에 동해 앞바다에 도달한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배출한다 하더라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기 때문에 과도한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는 게 원자력계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제로 2011년 3월 원전 사고 이후 상당히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이 대기를 비롯해 바다로 흘러 들어갔지만 국내 인근 바다의 방사선량은 2011년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국내 해역 22곳에서 매년 해수의 세슘, 스트론튬, 삼중수소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한 방사성 오염수가 해류를 따라 1년 이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그 양은 극미량에 해당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전 사고 당시에도 동해로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이 흘러 들어왔지만 국내에 큰 영향은 없었다"며 "현재 방사성물질 규모가 당시보다 훨씬 적은 양인 만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실제 방사능량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때 흘러나온 방사성물질량과 비교하면 현재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졌다. 도쿄전력이 공개하는 자료가 맞는다는 가정하에 살펴보면 오염수에 포함돼 있는 세슘-137 양은 2011년 3월 원전 사고 당시 태평양으로 배출된 세슘 방사능 총량의 0.003~0.005%에 불과하다.
정화를 해도 없어지지 않는 삼중수소가 내뿜는 방사선량은 지구 자연계에 존재하는 총 삼중수소 방사선량의 0.0014% 수준에 그친다. 삼중수소는 방사성물질이긴 하지만 체내에 유입되더라도 인체 독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은 에너지가 약한 '베타선'인 데다 생물학적 반감기(유입된 양이 체내에서 절반으로 감소하는 기간)도 9.7일 정도로 짧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방류 지점에서 10~20㎞만 떨어져도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1bq로 떨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ℓ당 1bq 수준이라는 것은 현재 한강에 있는 삼중수소 농도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검증 과정은 철저히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용훈 교수는 "일본 계측 시스템이 양호한 편이고 우리 정부도 필요에 따라 자료를 별도로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직접 나서든,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공동으로 검증을 하든 감시와 검증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정범진 교수도 "한국은 이미 120곳에서 환경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고, 일본에서 직접 우리 정부가 시료를 받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삼중수소(트리튬) :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삼중수소가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유전자가 변형되는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12.3년인 반감기를 거치면 양이 반으로 줄지만 바닷속 삼중수소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 수십 년 시간이 필요하다.
[이새봄 기자 /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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