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로 고생하는 부모님, 지나쳐선 안 될 '노쇠 신호' 일 수도!
[경향신문]
변비와 신체노쇠 원인 비슷
실제 신체노쇠할수록 변비 유병률↑
영양섭취, 근력운동으로 예방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변비환자는 66만명에 육박했으며 70대 이후 노년층 비율이 33%에 달했다. 변비는 흔하게 나타나지만 부모님에게 증상이 보인다면 결코 지나쳐선 안 된다. 단순한 소화기 문제가 아닌 노쇠 신호일 수 있다.
■변비와 신체노쇠 원인 비슷
변비는 정상적으로 배변이 이뤄지지 않는 증상이다. 특히 노인은 변비를 겪기 쉽다. 식사량과 활동량이 모두 적기 때문. 또 기저질환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항우울제, 알루미늄이나 칼슘이 포함된 제산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요실금 등 배뇨문제를 걱정해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도 원인이다.
특히 변비는 신체 노쇠와 원인이 비슷하다. 신체 노쇠란 노화가 축적돼 건강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노쇠하면 질병에 걸리기 쉽고 장애발생률과 사망률 등이 높아진다. 신체 노쇠도 변비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신체활동, 영양불균형, 수분섭취 부족 등으로 일어난다.
이에 그동안 변비와 신체노쇠는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쇠할수록 변비 겪는 비율 높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정희원 교수, 소화기내과 임지혜 전문의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평창군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 1277명을 대상으로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변비 여부는 국제 변비 진단기준(Rome criteria-4)을 활용해 복부 통증 빈도, 배변 빈도, 변의 모양 등을 조사했다. 노쇠 정도는 주관적 피로감, 낮은 활동성, 보행 속도 및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인원 중 약 58%(738명)는 노쇠 전 단계, 약 15%(195명)는 노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하지 않은 노인 중 변비 환자는 약 4.4%였지만 노쇠하고 변비가 있는 경우는 약 18.5%로 4.2배 높았다.
또 변비가 있는 노인은 주관적 피로감, 활동성, 보행속도, 악력저하, 몸무게 감소 등 노쇠 세부 지표에 해당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최소 1.1배에서 최대 1.7배 높았다.
■생활습관 개선해 변비 예방해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신체활동이 줄어 변비가 생긴 노인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신체 노쇠의 신호일 수 있다”며 “배변 횟수가 1주일에 세 번 미만인지 등 변비 증상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식이섬유를 섭취해야한다. 식이섬유는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 횟수와 대변 양을 증가시킨다. 변비 완화를 위해 하루 약 20~2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정희원 교수는 “변비와 신체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섬유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맨손 운동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헬스경향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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