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키트 도입 추진'에 업체들도 준비 착수..기대는 '반반'
미코바이오메드·에스디바이오센서 등 IRB 신청
높은 허가기준, 의료현장 선호도는 개발 걸림돌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서울시가 노래방·학교·종교시설 등에 시민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추진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몇몇이 자가진단키트 임상 진입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아직 자가 진단키트 품목허가 신청 단계에 들어간 곳은 한 군데도 없어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자가진단키트 개발과 심사·허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업체들은 기존 신속항원·항체진단키트를 자가용으로 용도변경 허가를 받거나 자가진단키트를 신규 개발해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의 통상 개발 기간 8개월을 2개월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자가검사키트가 개발될 때까지는 국내에서 전문가용으로 허가를 받고 해외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제품을 국내 임상자료 제출을 조건부로 허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진단키트 업체들도 임상시험에 돌입하거나 용도변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미코바이오메드(214610)는 피 한방울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 항체진단키트 ‘코비드-19 IgG/IgM 래피드 키트’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 및 사용자 적합성 평가를 위해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심의를 진행 중이다. 미코바이오메드 관계자는 “임상시험처를 찾아 임상시험 돌입 후 5월 중으로는 임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자가검사용 신속항원진단키트인 스탠다드 Q 홈 테스트와 스탠다드 I-Q 홈 테스트 2개 브랜드의 총 4개 제품의 품목허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스탠다드 I-Q 2개 제품은 IRB 신청을 했고 스탠다드 Q 2개 제품은 신청을 준비 중이다. 피씨엘(241820)은 이미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마치고 3개국 이상에서 허가를 받은 전문가용 진단키트에 대해 국내에서도 품목허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진단키트업계에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위주의 코로나19 진단 체계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자가진단키트 개발에 쉽게 뛰어들지 않는 분위기도 읽힌다. 앞서 지난해말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가면서 도입된 신속항체·항원 진단키트도 국내에서는 8개밖에 허가받지 못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같은 기간 수출용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총 285개에 달했다. 씨젠과 바이오니아 등은 향후 자가진단키트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은 하고 있지만 당장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많은 의료진들은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허가기준도 진단키트업체들이 허가 신청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규제당국은 수출용보다 내수용 진단키트 심사 시 더 많은 서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식약처는 자가진단키트 특성상 검체 수집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전문가용 진단키트보다 민감도나 특이도 기준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때문에 업체들은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국내에서 제품을 출시할 유인이 적다고 보고 있다.
진단키트업계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PCR 검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허가기관도 품목허가를 많이 내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진단키트 업체들이 해외에서 진행한 임상시험도 국내에서 인정을 해주는 등 기준을 완화해준다면 자가진단키트 개발도 좀 더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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