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거 승리에 붕 떠있는 국민의힘..쇄신 위해선 초선 黨대표 고려할만"
선거 이후 다들 당권싸움에만 혈안
냉정한 판단 없인 대선서 미래 없어
영국 블레어·캐머런 총리처럼
새 시대는 새로운 인물로 승부
중진들, 자강 않고 외부 기웃거려
다신 국민의힘 돌아갈일 없을 것
당 점퍼 한번도 입지 않은 안철수
재보궐때 지원 유세는 자기 홍보
―재보궐선거 후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났는데.
▷그동안 못 본 책도 좀 보고 다음주에 쉬러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책상에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회고록인 'The Room Where it Happened' '21세기 기본소득' '노조공화국' 등의 책이 가득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여야가 모두 다른 의미로 시끄럽다.
▷선거가 끝나면 여야 할 것 없이 결과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못하고 한쪽(국민의힘)은 붕 뜨고, 한쪽(더불어민주당)은 기분만 나빠 한다. 두 당 모두 한두 달간 곤욕을 치를 것 같다.
―국민의힘은 벌써 전당대회를 놓고 시끌벅적하다.
▷지난 10개월간 당이 내년 대선을 치를 수 있는 기본적인 '필요조건'을 만들어주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충분조건'은 당에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다들 당권에만 관심이 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게 낫다고 보나.
▷차라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 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예전에 영국 토니 블레어 전 총리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같은 모델이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다시 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꽤 나오는데.
▷더 이상 애정이 없다. 재보궐선거 전에 중진연석회의를 했다. 소위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다.
―중진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편에 섰다는 것인가.
▷3월 19일이 서울시장 후보 등록 마감일이었는데, 17일 오세훈 시장이 나를 꼭 만나야 한다고 하더라. 가족과 모처럼 저녁 식사를 하러 나와 있어서 거기로 오라고 해 만났는데, 오 시장이 '중진들 압력과 압박이 너무 심해서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자포자기 상태더라. 그래서 '욕은 내가 먹을 테니 당신은 버텨라. 전화를 받지 말아라'고 했다. 그다음 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나보고 나가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당을 왜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자강을 해야 하는데, 또 딴 생각만 한다.
―당시만 해도 안 대표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는데.
▷내가 누누이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를 다들 단편적으로 숫자만 본다. 시계열별로 놓고 흐름을 읽어야 한다. 나는 그 작업을 1960년대부터 해왔다. 그런 선상에서 오 시장이 승리할 것이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안 믿더라.
―안 대표에게 쓴소리를 많이 하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힘을 합쳐야 할 대상을 공격한다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사감을 가질 일이 뭐가 있나. 내가 욕을 한다고 하는데, 언제 그랬나. 오 시장 당선이 확정돼 기자회견을 하던 날 안 대표가 '야권의 승리'라는 소리만 강조했다. 자기만 선전했다. 명색이 선대위원장인데, 금태섭 전 의원이 입은 국민의힘 당 점퍼를 한 번도 입지 않은 사람이 안철수다. 오 시장을 지원 유세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부산과 경기도에 간 것은 내년 대선을 위한 자기 홍보였다고 본다.
국민의힘 입당 않고 새 정당 갈수도
대선급 인물 여야에서 아직 안보여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야권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5월 중 빛을 볼 일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힘에 입당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놨다.
―윤 전 검찰총장을 높게 평가했는데.
▷지금 시대정신이 공정이다. 윤 전 총장이 시대정신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보나.
▷안 갈 것 같다.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
―제3지대를 의미하는 것인가.
▷3지대라는 말은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이다. 이 나라 정치에서 정당은 대통령의 당이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돌아가고, 대통령이 없으면 오합지졸이 된다. 그래서 강한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 나오면 당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돼 있다. 5월쯤 되면 무슨 빛이 보이지 않을까 한다.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힘 전망은.
▷이런 식으로 끌고 가서는 국민의힘으로 대선을 해 볼 도리가 없다. 정강 정책에 따라 의원들이 입법활동을 하는 것도 전혀 안 보인다. 그러니 일반 국민은 '저 당이 진짜 변했나'라는 말을 한다.
―현재 나온 후보들은 어떤가.
▷지금 백신 접종 등 상황을 보면 현재 코로나19 국면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구조 전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내년 대선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누가 잘 설계할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
[박인혜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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