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승합차?' 스타리아에 현대차 미래 달렸다
"모빌리티 시장 대응"..연간 5.5만대 목표
"스타렉스 후속 차종이 아니다. 현대차 모빌리티 비전의 첫 스텝(발걸음)이다."
13일 현대차가 MPV(다목적 차량) 스타리아를 공개하면서 이상엽 디자인담당 전무가 한 말이다. 운송수단을 뜻하는 모빌리티는 정의선 회장이 내세운 그룹의 새 비전이다. 그는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현대차그룹의 DNA를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봉고차'로 불리던 생계형 승합차 라인 MPV가 그룹 비전을 구현하는 모델로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유원하 부사장(국내사업본부장)은 스타리아의 모빌리티 사업의 방향성을 예고했다. 유 부사장은 "유럽의 비아밴, 카카오T벤티, 폭스바겐의 모이아 등과 같은 넓은 공간에 다인승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아밴(ViaVan)은 메르세데스-벤츠 밴과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비아(Via)가 2017년 설립한 합작사로, 유럽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T벤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중에 1만대로 확장하겠다고 밝힌 대형승합차 호출 서비스다. 모이아는 2016년 폭스바겐이 선보인 모빌리티 서비스다. 현대차가 모빌리티 회사에 스타리아를 판매하거나, 직접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스타리아는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해 디자인됐다. 김흥수 전무(상품본부장)는 "스타리아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개발됐다"며 "기존엔 고객이 애프터 마켓에서 시트 등을 개조했는데 가격 부담이 크고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화물이나 승합용으로 활용되는 일반 스타리아와 함께 고급 모델인 스타리아 라운지를 선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7인승 스타리아 라운지의 2열엔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9인승 스타리아 라운지의 2열엔 스위블링(돌아가는) 시트가 기본 장착된다. '사제'로 시트를 개조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2열 좌석에 앉은 유원하 부사장은 "비행기 일등석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고 표현했다. 디젤 기준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의 가격은 4135만원으로 일반 모델 9인승(3084만원)보다 34% 가량 비싸다.
차내 공간도 넓다. 스타리아의 전고는 1990mm, 전폭은 1995mm이다. 실내 높이는 1379mm 수준이다. 이상엽 전무는 "초등학생이 서서 돌아다닐 수 있는 높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석에 장착된 모니터를 통해 운전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고 뒷자석에 앉은 동승자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스타리아의 올해 판매 목표는 3만8000대. 내년부터는 연간 5만5000대가 목표다. 지난해 스타렉스 판매량(3만6190대)과 스타리아의 연간 목표를 비교하면 50% 이상 증가한 공격적인 목표다. 단순히 생계용 승합차 시장만을 겨냥한 차가 아닌,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게 현대차 계산인 것이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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