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해양 생태계 영향은?
<출연 : 배삼진 연합뉴스TV 경제부 기자>
[앵커]
일본이 오늘(13일)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23년부터 약 30년 동안 방류하겠다는 건데, 오염수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배출하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밝혔는데요.
일본 내부는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의 반발이 거셉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배삼진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오염수는 125만톤이 보관돼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바로 오염수를 보관한 탱크입니다. 저게 1천여개 탱크에 137만톤 정도 저장할 수 있는데요.
내년 가을쯤 되면 90% 정도가 차고, 2023년 10월에는 더이상 채울 수 없어 흘러넘친다는 게 일본 정부의 설명입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있었을 때, 원자로가 녹아내리면서 고준위 방사선 물질이 생겼는데, 지하수와 빗물 등이 섞이면서 오염수가 된 건데요.
하루에도 약 170톤 정도의 지하수가 유입이 되면서 오염수는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이 각료회의를 열고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오염수를 언제, 어떤 형식으로 방류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당장은 아니고요. 2023년부터 약 30~40년에 걸쳐서 방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규제 당국의 심사와 승인, 관련 공사 기간 등을 포함해 2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고려한 건데요.
일본은 다핵종제거설비 일명 알프스로 처리해 내보내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이 설비를 이용해도 삼중수소, 트리튬이라는 방사성 물질은 걸러낼 수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오염농도를 법정 기준치 4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뒤 방류할 방침입니다.
대기 방출이나 증발, 땅속에 매몰하는 방법 등을 고려했지만 바다로 흘려보내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앵커]
태평양에 방류한다면 해양오염이 심각해지게 될 텐데요.
일본은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어 보이네요.
[기자]
일본은 과학적으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는 입장입니다.
삼중수소라도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을 하기 때문인데, 문제는 일본 정부가 배출 가능한 방사능 총량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오염수인 경우에는 희석을 통해 정화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환경단체의 입장은 다릅니다.
12.3년인 반감기를 거치면 삼중수소의 양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런데, 어찌 됐든 최소 수십 년간은 삼중수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바닷속에 있는 겁니다.
특히 삼중수소는 산소와 결합한 물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바닷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솎아내기도 어렵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삼중수소뿐 아니라 일부 핵종의 경우 수천 년, 혹은 수만 년의 수명을 가진 것들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후쿠시마 원전 폐로 과정에 따라 원자로에 녹아내린 고독성의 방사성 물질이 앞으로 길게는 한 세기 너머까지 오염수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방류를 하게 되면 우리가 먹게 되는 수산물에 영향이 없을 수가 없겠네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먼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독일 킬대학 헬름흘츠 해양연구소가 내놓은 시뮬레이션을 볼까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토대로 만든 건데, 방류된 오염수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러시아 쪽으로 이동 이후 북태평양 해류와 캘리포니아 해류를 타고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서 태평양 전체로 퍼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태평양에 절반쯤 퍼졌을 때 한국에도 오염수가 유입됩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방류 후 약 7개월 만에 도달하는 건데요.
후쿠시마 오염수가 200일 안에 제주도에, 280일 이후에는 동해 앞바다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 물질을 측정한 결과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해양 방류로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신체 내 방사성 물질이 쌓여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들어오면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해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세포가 사멸할 수 있고,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바다를 순환하기 때문에 태평양 연안 국가들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서 국제 환경단체들은 태평양 지역에 대한 범죄이자 전 지구적 환경재앙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 관련 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대응책 모색에 나섰고, 중국 정부도 강하게 유감을 표했는데요.
미국과 유럽 등의 반응은 조금 다른 모양이네요.
[기자]
예, 우리 정부는 오늘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원자력위원회 등 관련 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등을 중심으로 객관적 검증이 가능한 국제검증단을 꾸리고 과학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우리 관계자들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수입식품 방사능 검사와 원산지 단속을 더욱 철저하게 이행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홈페이지를 통해 담화문을 내놨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바다는 인류 공동의 재산으로 원전 사고 오염수 처리 문제는 일본 국내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는데요.
국제 건강 안전과 주변국 국민의 이익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며 과학적 태도로 국제사회, 주변 국가, 자국민의 심각한 관심에 대해 응당한 대답을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는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일본이 여러 선택과 효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다"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방사능 오염수가 전 지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등 태평양 전세계 국가들의 공동대응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배삼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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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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