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호화 관사 잊어라"..임대주택·도서관 변신
시민과 활용할 방안 고심중
울산, 40년된 건물 재건축
내년 신혼부부용 행복주택
제주, 대통령숙소였던 관사
2017년 어린이도서관 탈바꿈
경기는 관사로 다시 사용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공관 구입에 예산을 쓰지 않기로 했다. 오 시장은 별도의 시장 공관을 구하지 않고 광진구 자양동 자택에서 통근하기로 했다. 1년 남짓한 임기 중 공관을 구하는 데 힘을 쓰고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하기보다 시정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전임자인 고 박원순 시장은 종로구 가회동에 대지 660㎡ 규모, 전세가 28억원짜리 공관을 구했다. 가회동 공관은 전세가액이 직전에 사용하던 은평뉴타운 공관의 10배에 달해 '호화 공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시장 공관은 1981년부터 혜화동 저택을 사용했는데 박 전 시장이 이 공관을 한양도성 전시안내센터로 쓰도록 하고 은평뉴타운으로 옮겼다가 가회동으로 다시 이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 혜화동 시절부터 시장 공관이 쭉 있었으니 최근 몇십 년 내에선 공관이 없었던 시장님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시장 관사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존폐 논란을 거듭해왔다. 권위주의 시대 유물로 여겨지는 부산시장 관사는 1만8000여 ㎡(약 5500평)로 지방 관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며 1년 유지비만 2억원가량이 든다. 박 시장은 "부산시장 관사는 김중업이라고 하는 뛰어난 건축가의 작품"이라며 "그래서 그 가치를 살리면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관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다.
1980년에 지어져 1996년부터 공공 어린이집으로 활용되고 있는 울산시장 관사(남구 신정동)는 임대주택과 공영주차장으로 거듭난다. 울산시는 준공 40년이 지나 시설 개선 요구가 제기되면서 시장 관사를 행복주택 등을 갖춘 주민 편의시설로 재건축하기로 하고 지난해 4월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 사업비 179억원을 투입해 15층 규모로 지어지는 이 건물은 내년 4월 준공 예정이다. 1층에는 국공립 어린이집, 2~3층은 공영주차장, 4~15층은 행복주택이 들어선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 임대주택이다. 원룸형 64가구, 투룸형 36가구 등 총 100가구를 공급한다.
제주지사 관사는 어린이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주시 연오로 140에 위치한 제주지사 관사는 대지면적이 1만5025㎡, 건평 1025㎡에 별관과 경비실이 딸려 있다. 제주지사 관사가 이처럼 큰 것은 대통령의 지방 숙소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1984년 당시 전두환 대통령 지방 숙소로 신축된 이곳은 경호 유관시설로 지정됐다. 그러나 1996년 경호 유관시설에서 해제됐고 이후 관사와 박물관 등으로 활용되다 2010년 다시 지사 관사로 지정됐다. 2017년 10월 제주지사 관사는 꿈바당 어린이도서관으로 바뀌었다.
반면 경기도지사 관사는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활용하다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 다시 공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는 남경필 전 지사 시절인 2014년부터 42억원을 투입해 관사를 리모델링·증축해 굿모닝하우스로 만들었다. 이 공간은 주민을 위한 작은 결혼식장, 게스트하우스, 문화예술 전시장 등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매년 7억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이 지사는 2019년 5월부터 국회의원·경기도의원 간담회, 실국 주재 각종 회의 등의 용도로 공관을 활용하고 있다.
[박동민 기자 / 박진주 기자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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