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된 후쿠시마 오염수 이틀 내 추적한다

이현경 기자,김우현 기자 2021. 4.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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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해양과기원, 방사성 핵종 추적하고 해수 모델링 연구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전경. 오염수를 저장한 탱크가 즐비하다. 도쿄전력 제공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탱크에서 보관 중인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면서 한반도 해역의 방사능 오염수 감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해수 방사능 조사를 더욱 촘촘히 자주 진행해 상시 방사능 감시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해수의 방사성 핵종 확산과 해수 순환 연구를 통해 삼중수소 등 방사성 핵종 유입을 예측하고 대비할 계획이다.  

○삼중수소, 한반도 해역 71개 정점에서 상시 감시

지난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예고하면서 정부도 해수 감시를 강화했다. 우려가 큰 삼중수소의 경우 국내 해역 54개 정점에서 71개 정점으로 조사 지점을 늘렸다. 해수가 유입되는 제주 남방해역 등 주요 6개 지점에 대해서는 연간 1회에서 연간 4회로 조사 횟수도 확대했다. 

정점에서 채취한 해수는 대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 옮겨져 방사성 핵종의 농도를 분석할 시료로 사용된다. 삼중수소는 해수에 포함된 양이 매우 적어 전해농축장치를 이용해 전해액을 만든 뒤 섬광체를 첨가해 액체섬광계수기로 농도를 측정한다. KINS에 따르면 지금까지 측정된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0.1Bq 미만으로 대부분 최소검출가능농도 미만으로 나타났다.   
어류 등 해양생물도 상시 감시한다. 한반도 해역 80개 정점에서 고등어, 방어, 농어, 홍어, 가자미 등 밥상에 많이 오르는 51종을 채집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측정한다. 스트론튬90은 생선 비늘과 뼈에 잘 흡착되고, 해조류는 아이오딘129의 영향을 많이 받는 등 방사성 핵종마다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이 영향을 상쇄한 뒤 방사성 농도를 측정한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해역에 대한 방사능 감시와 추적을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10배 빠른 방사능 탐지기술을 개발했다”며 “기존에 20일 이상 소요되던 해수 방사능 물질 탐지를 2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의 탱크에 저장된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모습. 일본대사관 제공

○ 해수 방사성 입자 추적…언제, 어디에, 얼마나 도달할지 예측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예정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방사능 오염수의 확산과 수산물 등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7년 방사성 물질이 해수에서 어떻게 확산하는지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앞바다에 흘려보낼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양을 이 모델에 대입하면 언제 얼마나 많이 한반도 해역에 도달할지 예상할 수 있다. 이 시뮬레이션 모델은 입자가 해수에 방류되는 순간부터 태평양을 따라 퍼졌다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한반도를 거슬러 올 때까지 움직임을 계속 쫓도록 설계됐다. 

서경석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환경·재해평가연구부장은 “방사성 물질의 종류, 총량, 방류 시점, 방류 기간 등의 정보를 해류 데이터와 함께 입력하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지금은 2017년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류의 움직임에 따라 바닷물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해수 순환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방사성 입자 특히 삼중수소가 언제 얼마나 많이 한반도에 도달할지 예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경옥 KIOST 책임연구원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오염수가 배출되면 해수 흐름을 따라 대부분 중앙 태평양을 향해 이동하겠지만, 해수의 흔들림 등 복잡한 요인으로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는 해수도 있다”며 “이사부호를 타고 중앙 태평양까지 나가 해수의 이동 모델뿐 아니라 해수 이동에 따른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연구하기 위한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KIOST는 삼중수소가 수산물에 얼마나 축적될지 모니터링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따라 가장 하위에 있는 플랑크톤부터 최상위 포식자까지 수산물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조사해 인체에 미칠 장기적 영향도 조사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에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 세슘137 등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떨어져 수산물 등에 방사능 피해를 낳았지만, 이번에는 대기 방출 없이 직접 바다로 오염수를 방류한다”며 “해수 순환 추적과 모니터링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김우현 기자 uneasy75@donga.com,mnch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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