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는 강' 황영희, 다시 한 번 입증한 '이름 값'

[TV리포트=이윤희 기자] ‘달이 뜨는 강’ 황영희가 마지막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황영희는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온달(나인우 분)의 유모 사씨부인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온협(강하늘 분)의 생전 뜻에 따라 자신의 눈을 희생하면서까지 온달을 지키는 인물. 이에, 황영희는 죽는 순간까지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맹 활약한 것.

지난 12일 방송에는 고건(이지훈 분)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사씨부인(황영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사씨부인의 모성애는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였다.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직감한 사씨부인은 온달을 만나기 위해 도성을 찾았다. 자신의 품 안에서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는 온달을 따듯하게 안아준 사씨부인. 이어, 오열하는 온달에게 “고구려 대장군님이 꼴사납게 뭐냐. 뚝 그쳐라”며 타박하는가 싶던 그는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었다.

또한, 자나 깨나 온달 걱정뿐이었다. “내가 알던 달이 목소리가 아니다. 풍기는 기운도 어째 모질어진 것 같다”며 날카롭게 온달의 변화를 느낀 그는 평원왕(김법래 분)에게 온달이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놔 달라고 청을 올리는가 하면, 평강(김소현 분)에게 자신이 죽거든 온달을 지켜달라며 간절하게 부탁했다.

결국 사씨부인은 온달을 지키려다 명을 다했다. 황궁이 습격 당하자 이를 피해 비밀 통로에 숨겨 있던 사씨부인은 홀로 우두커니 앉아 온달을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기다리던 이들이 아닌 분노에 찬 고건. 어떤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그는 일부러 고건을 방해, 결국 고건의 칼에 죽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때로는 가슴 먹먹한 감동을, 때로는 소소한 깨알 웃음을 선사한 황영희는 깊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마지막까지 열연을 펼쳤다. 특히, 섬세한 표정 연기는 물론, 디테일한 몸짓, 손짓 등을 바탕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사씨부인을 완벽하게 소화,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명품 배우의 진가를 여실 없이 드러냈다는 평을 이끌었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KBS 2TV '달이 뜨는 강'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