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속 '삼중수소', 체내 파고들면 암 발생 위험
[경향신문]
기형적 세포 분열로 암 발생
스트론튬은 백혈병 등 유발
장기간 노출 땐 예측 어려워
일본 정부가 방류를 결정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에 들어 있는 주요 물질은 ‘삼중수소’다. 삼중수소의 원자핵은 양성자 한 개와 중성자 두 개로 이뤄져 있다. 양성자 하나로만 구성된 수소보다 3배 무거운 성질이 있다.
문제는 삼중수소가 몸속에 들어오면 인체 조직 내에서 수소가 있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유기결합’이라고 부른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삼중수소로 인해 유기결합이 일어나면 DNA가 손상돼 기형적인 세포 분열이 일어나면서 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염수 속 방사성물질 가운데에는 ‘스트론튬’도 있다. 뼈에 축적돼 백혈병, 혈액암 등을 유발한다. 지난해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오염수에 든 스트론튬의 평균 농도는 기준치의 111배, 최댓값은 1만4433배에 이른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스트론튬은 가장 유해한 방사성물질이며 절대 환경에 유입돼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일본 정부는 정화 능력을 총동원해 어떤 방사성 오염 물질이든 기준치 이하로 떨어뜨린 뒤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기엔 구멍이 있다. 과학계에는 장기적인 피폭 상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강력한 방사능에 단기간 노출되면 인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한 경우는 있지만, 수십년간 약한 방사능 노출로 인한 몸속 변화는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만드는 핵물질이 모두 제거될 날이 언제일지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바닷물을 매개체로 인류가 약한 방사능에 장기 노출되는 상황의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높은 수준의 정화 기술이 등장할 때까지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저장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도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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