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업익' 출범 기대감 높인 'LX 맏형' LG상사
10년 만에 3%대 영업이익률 '어닝 서프라이즈'
주력 역할 안정감 확보..물류의존 탈피는 숙제
LG상사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내놓으며 내달 1일 출범할 LG그룹 분할 신설지주(가칭 LX그룹)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낸 것을 처음으로 정식 실적 발표 전 잠정실적으로도 먼저 공개했다. LG상사가 LX그룹 계열사 중 '맏형'격인 만큼 신설 지주의 성장 가능성에도 초록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 1Q 영업익 '서프라이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상사의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매출액 2조9035억원, 영업이익 697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4% 수준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LG상사가 12일 깜짝 공개한 잠정실적은 이를 훌쩍 넘어섰다. 올 1분기 LG상사는 매출액 3조685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50.4%, 영업이익은 127.1% 증가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저효과가 있다지만 시장 예상치와 비교해도 각각 26.9%, 62.6%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이자, 지난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인 1348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1598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1%. LG상사가 분기 영업이익률 3%대를 넘긴 것은 최근 10년 동안 올 1분기가 유일하다.
LG상사가 분기 실적을 공개하기 전 잠정치를 사전에 공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잠정실적은 투자자 편의를 돕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공개한다. LG상사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만큼 실적 발표 당일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잠정실적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지주사 '맏형'의 안정감
업계에서는 LG상사의 1분기 실적 개선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등 시황 개선을 꼽는다. 자회사인 판토스를 중심으로 물류사업의 호조가 이어져 이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과정에서 물류 업체 이익률이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시장 운임 상승에도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마진과 규모의 동시 개선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특히 이번 호실적 예고는 LG그룹에서 분할하는 LX그룹 출범을 앞둔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LG상사는 구본준 회장 몫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되는 LX그룹 계열 4개 회사(LG상사 외에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중 규모나 실적 측면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계열사다. 신설지주 계열에서 맏형 역할을 해내야 하는 만큼 사업적 안정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꼬리에서 머리로…' LG상사·LG하우시스 재탄생(2월18일)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간 LG상사의 실적이 지지부진한 데다 종합상사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실제 LG상사는 매 분기 2조~3조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은 2%를 채 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실적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신호탄이 터졌지만, 물류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LG상사 실적의 대부분은 물류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판토스에서 나온다. 에너지·팜과 산업재·솔루션 사업부문은 적자를 간신히 면하거나 실적을 깎아먹는 수준이다. 1분기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이달 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LG상사는 신사업을 더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LG상사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12년 만에 사업 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의결했다. 새롭게 추가된 사업목적은 ▲친환경 사업을 위한 폐기물 수집 및 운송, 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 ▲디지털 경제 확산에 따른 전자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등 개발 및 운영 ▲의료 검사, 분석 및 진단 서비스업 ▲관광업 및 숙박업 등이다.
LG상사 측은 아직까지 신사업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5월 신설지주 출범 이후 구체적인 방향성이 공개될 전망이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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