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천주교 신자 증가율 사상 최저 기록
작년 신자 증가율 0,1%, 1953년 집계 이후 최저치
신자수 592만여명, 총인구의 11.2% 차지
[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가 신앙활동 등 종교계 전반을 크게 위축시킨 가운데 지난 해 한국 천주교 신자 수 증가율이 한국전쟁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례자 숫자를 비롯한 견진·고해성사 등 성사와 신앙교육 관련 참여자 숫자도 크게 줄었다. 반면 비대면 미사 등에 따라 TV나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미사의 조회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3일 발행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31일 기준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신자 수는 592만3300명으로 전년보다 0.15%(8631명) 늘어났다. 신자 수가 증가하기는 했으나 2019년 증가율 0.8%에 비해 급락한 것으로, 주교회의가 통계를 낸 1953년 이후 최저치다.
천주교 신자가 국내 총인구(5297만4563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도 11.1%에서 11.2%로 소폭 증가했다. 성직자 숫자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한 주교 40명, 신부 5538명(한국인 5382명, 외국인 156명) 등 총 5578명이며 전년 대비 56명이 늘어났다.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은 전년 대비 11개 증가한 1767개, 공소는 5개 감소한 70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례를 받은 사람은 3만285명으로 전년 대비 62.6% 감소했다. 특히 국방부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이 엄격하게 적용된 군종교구는 신규 세례자 수가 전년보다 78.7% 줄었다. 견진·병자·고해 성사도 각각 50% 안팎 줄어들었다. 미래 성직자로 볼 수 있는 신학생 수는 1209명으로 전년도 보다 28명(2.3%) 줄었고, 입학생 수도 139명으로 전년 대비 4.1%감소했다.
주교회의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교구별·지역별 방역조치가 달라지는 등의 조건에 따라 2020년 통계에서 주일 미사 참여자 수는 집계하지 않았다”며 “다만 대부분 미사에서 이뤄지는 영성체 횟수가 전년 대비 57% 감소한 것을 볼 때 코로나가 미사 등 신앙생활에 큰 지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TV나 유튜브를 통한 미사 시청은 급증했다. 지난 해 3월 초부터 연말까지 가톨릭평화방송 TV 주일미사와 유튜브 주일미사 시청·조회 평균은 각각 0.18%, 555% 증가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이번 통계를 분석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년 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면 중심으로 이뤄지던 성사 전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며 “많은 신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성찬례 참여의 열망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온라인 미사 참례와 불가피하게 축소 지향적으로 이뤄지는 방역상황 아래서의 미사 참례가 신자들의 신앙 의식과 전례 감각을 얼마나 변화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미사 전례의 중요성에 대한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주교회의가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7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69개 남녀 수도회·선교회·재속회 현황을 전수조사해 집계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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