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추천이사제 불발에..기업銀 '내홍'

노조 "선거 때만 약속하고 버리는 구태 끊을 것"
금융위·기업은행 "역량있는 후보 선임..문제없어"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IBK기업은행 노조가 지난해 1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 출근하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2020.01.03.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IBK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가 불발되면서 노사 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특히 노조는 "집권여당과 결별할 수도 있다"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기업은행은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절차에 따라 역량 있는 후보를 선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 불발과 관련해 윤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집회'를 준비 중이다. 이날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약속했던 노조추천이사제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를 진행할 의지가 전혀 없다. 노조 측 인사 1명을 제청했다는 것을 빌미로 이 사태를 빠져나가려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총 3인을 윤 행장에게 추천했다. 그러나 윤 행장은 이 중 1인만 포함했고, 나머지는 사측 추천 인사로 금융위원회에 제청했다. 이후 금융위는 사측 추천 인사인 김정훈 단국대 행정복지대학원 겸임교수와 정소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현재 노조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정부는 '내로남불'의 윤 행장을 수거해가든지, 노조추천이사제를 이행하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추천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고,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리에게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향후 집권여당과 결별하더라도 선거 때만 약속하고 버리는 이러한 구태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만 기업은행 측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복수의 후보 중에서 역량과 능력이 있는 자를 우선으로 선정했다"며 "그 이후는 금융위가 판단해서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 역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정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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