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지드 계열 혈압약 오래 복용하면 '피부암' 위험 높아져

미국 브라운대 연구팀 "기저세포암·편평세포암·흑색종 위험 높아져"
"피부암 병력자나 자외선 노출 잦은 사람, 타 혈압약으로 대체 권고"

피부암. 연합

 
이뇨제 계열의 혈압약 티아지드(thiazide)를 오래 복용하면 피부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과거 피부암 병력이 있거나 태양 자외선 노출이 잦은 사람이 티아지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다른 혈압약으로의 대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아론 드러커 박사 연구팀은 티아지드 이뇨제 계열 혈압약을 장기 복용한 사람은 각질형성세포암(keratinocyte carcinomas)인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그리고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민의 1998~2017년 건강 자료를 이용해 혈압약을 처방받은 65세 이상 성인 30만2634명과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은 60만5268의 각종 피부암 발생률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복용 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누적 복용량이 많을수록 피부암 위험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0년 동안 하루에 25mg의 티아지드 이뇨제 계열 혈압약을 복용한 사람은 피부암 위험이 40%, 20년 복용한 사람은 7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혈압약은 피부암의 원인인 태양의 해로운 자외선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베타 차단제, 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 칼슘통로 차단제 등은 피부암 위험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과거 피부암 병력이 있거나 태양 자외선 노출이 잦아 피부암 위험이 비교적 높은 사람이 티아지드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으면 다른 혈압약으로 대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캐나다 의학협회 저널(Journal of the Canadi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4월 12일 자)에 실렸다.

한편 대표적인 티아지드 계열 혈압약인 하이드로클로로 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복용자는 피부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전에 발표된 일이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캐나다 보건부, 유럽의약청(EMA)은 장기 복용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피부암은 흑색종,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으로 구분된다. 이 중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은 전이되지 않아 비교적 치료가 쉽지만, 흑색종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잘 돼 치명적인 피부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