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도 코로나19 직격탄..70년 만에 '신자 증가폭' 최저

지난해 신자 증가율은 0.15%..2018년과 2019년보다 훨씬 낮아

영성체 모습.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지난해 천주교 신자 증가폭이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낸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전국 16개 교구가 집계한 신자 수는 우리나라 인구 약 5300만명의 11% 가량인 592만33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신자 증가율은 0.15%로 나타나 2018년의 증가율인 0.9%, 2019년 0.8%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가 여러 이유로 어려웠던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 때를 제외하고서 1954년을 첫 기준으로 삼았을 때, 거의 70년 만의 최저치로 볼 수 있다.

2010~2020년 천주교 신자 수 추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지난해에는 세례를 받은 사람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세례를 받은 사람은 3만285명으로 전년의 8만139명보다 62.6% 감소했다. 모든 교구에서 60% 안팎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특히 국방부 지침에 따라 방역수칙이 가장 엄격하게 적용된 군종교구의 신규 세례자 수는 전년보다 무려 78.7%나 줄었다.

지난해 이뤄진 혼인성사는 7915건으로 전년의 1만3878건보다 43% 감소했다. 견진성사도 -61.4%, 병자성사는 -43.5%, 고해성사의 경우는 -54.8% 그리고 첫영성체는 -53.9%로 2020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주교회의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미사 유보 등의 일이 있어서 주일미사 참여자 수를 집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미사에서 이뤄지는 예식인 영성체 횟수가 3764만3389회로 전년의 8811만6793회보다 57%나 감소한 것을 봤을 때, 코로나19가 미사 등 신앙생활에 큰 지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3월초부터 연말까지 가톨릭평화방송의 주일미사 평균 시청률은 2019년의 0.030%를 훌쩍 뛰어넘은 0.187%로 나타나면서 TV를 통한 미사시청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평화방송 유튜브 주일미사 조회 수도 250만1274회로 무려 555% 증가했다.

이에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통계에 덧붙인 ‘사목적 시사점’이라는 글을 통해 “대면 중심으로 이뤄지는 성사 전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성직자는 추기경 2명을 포함한 주교 40명, 신부 5538명(한국인 5382명·외국인 156명)으로 총 5578명이다. 이는 전년의 5522명보다 56명 늘어난 것이다.

미래의 성직자로 볼 수 있는 신학생 수는 1209명으로 전년도보다 28명(2.3%) 줄었고, 입학생도 139명에 그쳐 전년보다 6명 감소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