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의료사고 조작 의혹.. 수술실CCTV 법안 탄력받나

김성호 2021. 4.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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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무기록 조작 의혹, 국민청원 나와
집도의 바뀌고 각종 기록 추가, 수사의뢰
유령수술 부적절 자문 현직 의원 사례도

[파이낸셜뉴스] 수술실CC(폐쇄회로)TV 법제화 법안이 주목받고 있다. 의료사고 발생 후 병원 측의 증거인멸 의혹이 잇따르는 가운데 객관적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란 인식 때문이다.

최근 응급환자 방치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신촌 세브란스병원도 유족 측에게 제공한 의무기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가 방치된 뒤 사망에 이르렀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나왔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이 사건에선 의무기록 조작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fnDB

■잇따르는 의무기록 조작 의혹··· 대안은?
13일 일선 경찰에 따르면 지난 수년 간 의료기관에서 진료기록부 등 의무기록을 제공해 달라는 환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경찰이 환자와 함께 병원에 동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의무기록을 제공받는 건 의료법에 따른 환자들의 권리지만 일선 병원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사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의료사고 사건 상당수가 의무기록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이 수사 중인 대전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생후 71일 된 아이가 뇌척수액 검사 후 숨진 사건,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최근 압수수색을 진행한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환자 9시간 방치 후 사망의심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생후 71일 아이 사망사건은 지난해 10월 대전 소재 대학교 부속병원에서 발생했다. 9월 30일 고열로 해당 병원에 처음 내원한 아이는 이후 퇴원과 입원을 반복하다 사망했다.

청원에 따르면 아이는 지난해 10월 1일 소아병동에 입원했다 4일 퇴원했고 다시 외래진료를 받았다. 이후 9일 상태가 악화됐고 병원에서 뇌척수액 검사를 받은 뒤 사망에 이르렀다.

청원인은 당시 의료적 처치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의사가 맥박측정도 제대로 않았는데도 의무기록지엔 검사 전후 심박수를 확인하고 보호자 진술도 거짓으로 작성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의무기록을 임의로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이 해당 내용에 대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경찰이 이달 압수수색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도 의무기록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식당에서 쓰러진 30대 초반 남성이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9시간여가 지나서야 수술이 진행됐고 끝내 대동맥파열로 숨진 사건으로, 유족 측이 두 차례에 걸쳐 발급받은 의무기록이 변경됐고 집도의도 수정된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유령수술 병원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조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멈춰선 수술실CCTV 법안··· 결과는?
의료사고 뒤 사실관계를 은폐하려 시도하거나 수술실CCTV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사례도 속출한다. 최근 논란이 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변호사 시절 유령수술 부적절 자문 논란도 그중 하나다.

유 의원은 무자격 의사 대리수술 등으로 환자 2명이 숨진 파주 한 병원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제 수술한 의사가 아닌 서류상 수술한 것으로 돼 있는 의사가 수술을 한 것처럼 진술하라고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 녹취가 논란이 되자 유 의원은 변론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사건이 보도된 뒤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병원이 환자 요구에도 수술실CCTV 영상이나 의무기록을 제공하지 않는 등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수술실CCTV 법제화 등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 유족이 객관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미비하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수술실CCTV 법제화 법안 2건이 계류돼 있으나 보건복지부와 소속 위원들은 수술실 입구에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유령수술 등 만연한 의료범죄와 수술실CCTV 설치 논란은 외신의 주목도 함께 받고 있다. 12일(현지시각) CNN은 2016년 공장식 유령수술로 사망한 권대희 사건을 조명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CNN은 유령의사 활동 사실을 증언한 익명의 성형외과 의사의 인터뷰와 함께 정부가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CNN외에도 중국 CCTV 등 유명 매체가 한국의 유령수술 실태에 대한 집중취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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