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혈흔형태 분석해 용의자 추적.. 부산 등산로 살인사건 해결 실마리 찾나

이희경 2021. 4. 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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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흉기로 피살된 채 발견된 70대 남성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혈흔형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등산로에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분석해 범행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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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부산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흉기로 피살된 채 발견된 70대 남성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혈흔형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등산로에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 피해자의 혈흔을 분석해 범행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혈흔 분석은 범행 도구 및 용의자의 이동반경 및 범행 당시 동작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과학수사기법이다. 경찰은 이 결과를 토대로 범행 장소 인근 CCTV 화면 등 각종 증거와 함께 용의자를 압축할 계획이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서부경찰서는 지난 8일 경찰청 과학수사과로부터 이 사건 관련 혈흔형태 분석 결과를 통보받았다. 범행이 발생한 부산 시약산 등산로 지면에 묻은 혈흔이 어떤 증거를 남겼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넘겨받은 것이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수사는 지난 3일 오전 70대 남성 피해자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 몸에는 여러 차례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자는 이날 오전 5시쯤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됐는데, 평소 이 등산로를 자주 이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등산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었지만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이 되도록 용의자를 잡지 못하고 있다. 범행 장소가 산불감시초소로부터 약 70m 떨어져 있는 곳인데다 등산로 입구 등에 CCTV가 없어 용의자 특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범행 발생 시각 전후로 시약산을 등산했던 이들을 상대로 탐문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혈흔형태 분석은 범행 당시 상황을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건 해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혈흔형태 분석은 범죄 현장에서 인체 밖으로 유출된 핏자국을 분석해 범행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기법을 말한다. 혈흔은 인체에서 나올 때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흔적을 남기는데, 혈흔의 크기, 모양, 위치에 따라 피해자와 용의자의 당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 용의자가 무슨 범행 도구를 사용했으며 피해자를 몇 번 가격했는지, 또 가격 위치 및 용의자의 행동반경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혈흔형태 분석 기법은 다수의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대표적으로 이태원 살인사건의 경우, 경찰은 현장에 남아있는 혈흔 형태를 분석해 피해자보다 덩치가 작은 아서 패터슨이 범행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내기도 했다.

다만, 시약산 등산로 살인사건의 경우 범행 장소가 실내가 아니라 등산로였다는 점에서 혈흔형태 분석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혈흔형태 분석 결과) 그런 부분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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