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수만분의 1 확률' 조혈모세포 기증해 생명살린 지가영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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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아닌데 어떻게 저와 유전형이 100% 일치할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더구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생각하니 두렵지 않았습니다."
경기 수원시청 교육청소년과 평생학습팀에서 일하는 지가영(37) 주무관은 병가를 내고 지난 7∼9일 수원에 있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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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가족도 아닌데 어떻게 저와 유전형이 100% 일치할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더구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 생각하니 두렵지 않았습니다."
경기 수원시청 교육청소년과 평생학습팀에서 일하는 지가영(37) 주무관은 병가를 내고 지난 7∼9일 수원에 있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조혈모(造血母)세포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다.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혈액암·백혈병·재생불량성빈혈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는 기증 후 2~3주 안에 기증 전 상태로 원상회복된다.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려면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환자와 기증자 간 일치 확률은 부모는 5%, 형제자매는 25%이지만 타인은 '수만 분의 1'에 불과해 기증자를 찾는 게 매우 어렵다.
지 주무관이 기증한 조혈모세포는 곧바로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느 환자에게 이식됐다.
그는 13일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 소감을 묻는 말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니다"라며 "조혈모세포 기증을 두려워하는 분들도 있는데, 요즘은 헌혈하듯이 간단하게 기증할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말은 쉬워도 조혈모세포기증은 이식받는 환자와 유전자형이 100% 일치하기도 힘들고, 기증자도 여러 단계의 검사를 받고 입원해야 하는 어려움을 참아야 하는 일이다.
철분이 부족해 헌혈도 못 한다는 지 주무관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권선구청 근무 당시 동료 직원 1명이 혈액암 진단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동료 직원 같은 혈액암 환자를 돕기 위해 구청 직원 100여 명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하고 피를 조금 뽑아 등록한 지 6년여 만에 자신의 유전자형과 100% 똑같은 환자가 나타난 것이다.
올 1월 초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으로부터 이런 연락을 받은 지 주무관은 정확한 일치 확인을 위해 동네 병원에서 채혈했고, 그의 혈액은 성빈센트병원으로 보내졌다.
일주일 뒤 성빈센트병원으로부터 "완전히 유전자형이 일치한다. 기증하시겠느냐?"는 연락을 받고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처음에는 딸의 건강을 많이 걱정했지만, 딸의 신념이 굳건한 것을 보고는 "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니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줬고, 사무실 직원들도 여러 가지 배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3개월가량 건강검진과 유전자 검사를 받으며 만반의 준비를 해온 지 주무관은 결국 자신의 희망대로 조혈모세포를 성공적으로 기증할 수 있었다.
지 주무관은 "저의 기증으로 누군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더 많은 사람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사단법인 생명나눔실천본부,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헌혈의집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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