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때 매출 80% 줄었는데.." 日'오염수'에 분노한 노량진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매출이) 바닥인데……."
이날 현장에서 서울 노량진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10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매출이 반토막 났던 뼈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일본산 명태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면서 생태탕이 식당 메뉴에서 사라지고, 일본산이 러시아산으로 대체되는 등 충격이 컸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37년간 일한 A씨(58)는 "원전사고 때 매출이 80% 가까이 줄었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힘든데 더욱 죽을 맛"이라고 밝혔다. 30년 경력의 최모씨(58)도 "수산물로 먹고 사는데 방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관련 문제가 터질 때마다 손님들이 일본산은 거절해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은 한산했다. 점심 시간을 앞두고 사람이 몰릴 법도 했지만 손님이 없어 상인들은 점포를 정리하거나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손님인 줄 알고 기자에게 말을 건 상인들은 오염수 이야기를 꺼내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4년째 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48)는 "코로나 사태 전에는 점심 시간쯤 원래 손님들로 바글바글했다"면서 "코로나로 2년 간 바닥을 찍었는데 (오염수 여파로) 그 바닥마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아무리 희석이 된다고 해도 일본은 우리와 가깝다"면서 "방류는 (일본과 한국이) 같이 죽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줄돔, 멍게, 가리비 등과 함께 주로 일본산 양식을 수입하는 도미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이날 수산시장에서는 일본산 도미와 줄돔 등을 파는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오염수가 결국 한국산 수산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30년 경력의 김모씨(50)는 "오염수가 미국을 거쳤다가 우리나라로 온다고 한다"면서 "이후 한국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에서 세슘 등이 나오면 누가 먹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그 날이 오면 수산물은 못먹게 된다"면서 "나부터 안먹는, 아니 못먹는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에 매출이 이미 줄어 당장 큰 효과는 없겠지만 일본은 후세대에게 얼굴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했다.
상인들은 한일 양국 정부를 향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씨는 "내 가족이 오염된 수산물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일본 정부의 결정이) 말도 안된다"면서 "한국 정부가 해결해줬으면 좋겠지만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씨 역시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아니라 관계된 국가가 많은데 왜 방류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강력하게 나섰으면 좋겠는데 힘이 없어 기대가 안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세관 등에서 일본산 수산물 검사를 보다 철저하게 하고 정부는 국제사회에 호소해 방류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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