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으로 들어올까? 지지율 고공행진 유지될까? [레이더P]

전문가들이 본 재보선 이후 야권 대선지형

"재보선으로 국민의힘, 야권 구심점돼
윤석열 개인기만으론 한계 부딪힐 것"
당내에선 ‘공정 브랜드' 尹 입당 기대
김종인·윤석열 만남가능성에 촉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1.4.2 [한주형기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4·7 재보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야권의 구심점이 된 국민의힘과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관계을 설정할지 관심사다.

여론조사·정치 분야 전문가 등은 대체로 이번 선거 결과로 윤 전 총장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보선 결과가 '야권의 구심점은 국민의힘'이란 점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정치 컨설팅 '민'의 박성민 대표는 "정권 교체 여론은 높은데 국민의힘이 있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이 제3지대에 있는 분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3후보의 지지율이 유지되는 경우는 제3후보가 아니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는 건데 국민의힘 후보로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되면 제3후보론은 꺼지는 것"이라며 "이번 재보선에서 안 대표가 우위를 유지하다가 오세훈 시장에게 역전당한 게 바로 그런 케이스"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승리했기 때문에 윤석열 전 총장에게 투사됐던 지지율이 국민의힘 후보들한테 돌아올 것이고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현재 지지율이 지속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도 "지금 현재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온전히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지지율 흐름이 요동친다는 건 그만큼 기반이 약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 결과로 윤 전 총장은 더 고심이 깊어졌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란 존재가 뚜렷이 있고 제1야당이란 존재 없이 개인기로 돌파하긴 어렵다는 측면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지도부에 속한 한 인사는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유일한 야권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확인받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윤 전 총장 개인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대선은 혼자서 견뎌낼 수 없다"며 "지금까지 제3후보론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고 했다.

입당을 기대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재보선 승리는 윤 전 총장의 존재감과 정권심판론의 '쌍끌이'였다"며 "윤 전 총장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2030세대의 중심 가치가 공정이라는 점, 그리고 중도 표심의 중요성을 확인했는데 윤 전 총장이 이 두 가지에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선 비용'을 들어 윤 전 총장 입당의 불가피함을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제1야당으로서 유력 주자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재보선 이후 윤 전 총장의 첫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야인으로 돌아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 야권 인사는 "최근 김 전 위원장 메시지를 보면 윤 전 총장을 향해 '나를 찾아오라'고 하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퇴임한 지 얼마 안돼 당장 국민의힘과 직접 만나긴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김 전 위원장은 이젠 당 밖 사람이라 한결 편할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 전 총장을) 한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도울 건지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1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는 "지금 시대정신이 공정이다. 윤 전 총장이 시대정신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