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못가는 대신 한국 제품 산다"..동남아서 잘 나가는 'K-유통'
매출 상위 톱 5 한국 제품이 싹쓸이
"여행 대신 한국 문화 간접 체험"
인니 진출한 GS수퍼도 흑자 전환
'코리아 푸드 페스티벌' 흥행 효과
# 지난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편의점 CU 앞에 100m가 넘는 긴 대기줄이 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운영 시간을 저녁 10시로 단축하고 출입 인원을 30명 내외로 제한했지만, 연일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열흘 만에 1만 명이 넘는 고객이 다녀갔다. 현지인들을 홀린 비결은 한국 먹거리와 한국 제품으로 해외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을 공략한 것이 적중했다. 실제 매출 1위 제품은 한국의 대표 분식 메뉴인 떡볶이로 열흘 간 무려 2,500컵이 팔리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동남아시아에서 여전히 폭발적인 한류 인기를 타고 국내 유통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감소하자 오히려 한국산 제품을 더 찾는 '보상 소비'가 증가하자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서두르고 있다.
CU는 이달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문을 연 1호점을 시작으로 1년 간 50개점 신규점을 중심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쌓은 후 현지 파트너사들의 기존 편의점 점포들도 점차 CU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현지 편의점 업계 1위 도약을 목표로 한다.
CU가 이같은 계획을 세운 것은 1호점이 예상보다 더 큰 흥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1호점인 CU센터포인트점에는 지난 열흘 간 1만 1,000여 명이 넘는 현지 고객이 다녀가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는 하루 평균 1,000명 가량이 방문한 것으로 한국 편의점 점당 평균 객수 대비 약 3.3배 높은 수준이다.
CU는 코로나19로 한국 관광길이 막힌 상황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현지 상품보다 전주비빔 삼각김밥, 서울식 소불고기 도시락, 인기가요 샌드위치 등 특색 있는 한국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 실제 말레이시아 CU에서 지금까지 판매된 매출 상위 제품은 모두 한국 제품으로 나타났다. CU 관계자는 "한국식 즉석조리식품들이 전체 매출에서 36%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며 "현지 파트너사가 간편식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도시락 등 CU의 다양한 간편식품을 현지에서 곧바로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GS수퍼마켓도 한국제품 수요에 힘입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GS수퍼마켓은 지난 2016년 10월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 시에 인도네시아 1호점을 연 뒤 현재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3% 증가하며 진출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수익성 개선의 비결은 한류 열풍에 맞는 다양한 한국식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데 있다. GS수퍼마켓은 매장 내 한국식 푸트코트를 운영하고 매년 '코리아 푸드 페스티벌'을 진행해 한국의 우수한 상품과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GS수퍼마켓 관계자는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32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현지 파트너사들과 더욱 협력해 오는 2025년 20호점까지 점포 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동남아 시장에서 국내 유통업체가 선전하는 이유는 K제품, K브랜드에 대한 인기 덕분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0 해외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남아 4개국 국민이 꼽은 '자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한국으로 49%로 미국과 일본 등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보다 많은 동남아 인구 중에 한국에 관심이 많고 친숙한 젊은 인구의 구성비가 높은 점도 매력적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K콘텐츠를 접하는 빈도가 늘면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물론 싱가포르, 필리핀 등 주요 동남아 국가로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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