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당대표 불출마 선언 서병수 "친이·친박 정점 물러나고 미래 세대 나서야"

조권형 기자 2021. 4. 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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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5선)이 “저를 비롯해 지금껏 산업화의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분들이 나서지 않아야 한다”며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13일 서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 서병수는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이제 젊은 미래 세대가 산업화의 성취와 민주화의 성과를 뛰어넘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의원은 “저를 비롯하여 당 안팎에서 힘깨나 쓴다는 분들부터 지금은 나서지 않아야 한다”며 “패거리 정치를 자양분으로 얻은 힘과 조직으로 국민의힘 대표가 된들 무엇을 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께서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한다”며 “그 중심에 20대 Z세대와 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있다. 산업화의 토양과 민주화를 자양분 삼아 나고 자란 2030 세대”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어떤 분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표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나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 자체가 과거에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의 정치 상황에서부터 새로운 어떤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면서 “산업화 민주화 세대라고 하면은 예를 들어 친이, 친박이라든가 패거리 정치라든가 그런데 능했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좀 그만 TV나 언론에 나서면 곤란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분류된다.

이어 “새로운 사람이라고 하면 3선 정도 되는 사람들 중에서 좋은 사람들 나오면 좋겠는데, 초재선이라고 못할 것도 없지 않겠느냐. 중진이라고 해서 완전히 배제한다 이것도 그렇고”라면서 “친이, 친박의 정점에 있었던 사람들이라거나, 국민들이 보기에 한때 여러가지 권력의 한가운데 있었던 사람들, 또 과거 정치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좀 물러나야 한다,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 의원은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서 의원은 “이제 젊은 미래 세대가 산업화의 성취와 민주화의 성과를 뛰어넘을 새로운 역사를 우리 부산에서 만들어갈 때”라고 밝혔다. 아래는 당대표 불출마 선언 전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당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 서병수는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선거에 출마하지 않습니다.

이제 젊은 미래 세대가 산업화의 성취와 민주화의 성과를 뛰어넘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변변치 않은 야당 탓에 나라가 어지러워진다고 손가락질하던 국민께서 비로소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이제야말로 국민이 떳떳하게 지지한다고 밝힐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그러니 지금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당 안팎에서 힘깨나 쓴다는 분들부터

지금은 나서지 않아야 합니다.

솔직해집시다.

우리가 이름이라도 알리게 된 것은

친이네 친박이네 하며 패거리 지어 다툰 지난 10여 년의 세월 때문입니다.

국민께서는 이런 정치에 진저리를 치며 국민의힘을 내치셨던 것 아닙니까?

패거리 정치를 자양분으로 얻은 힘과 조직으로 국민의힘 대표가 된들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러니 나서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헌신하고 희생하며 감당해야 할 더 큰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국민께서는 4?7 보궐선거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을 심판했습니다.

나아가 새 정치, 새 역사를 선언하셨습니다.

지금껏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 경제를 쥐고 흔들어 왔던

이른바 1987년 체제라는 낡아빠진 패러다임을 깨버리셨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기치로 내건 정치 세력이 1987년 체제를 만들고 서로 경쟁하며 지금껏 권력을 나눠 왔습니다.

보릿고개라는 절대 빈곤을 이겨내고

산업혁명을 앞장서 이끌어왔던 산업화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계기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에 이를 만큼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믿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보수 정치가 궤멸한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는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민주화 세력이 위선, 부패, 무능, 내로남불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4?7 보궐선거는 명예와 권력을 움켜쥐고

이제 금수저가 되어 재산까지 일구고자 했던

586 운동권 권력에 대한 탄핵이었습니다.

국민께서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요구합니다.

그 중심에 20대 Z세대와 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있습니다.

산업화의 토양과 민주화를 자양분 삼아 나고 자란 2030 세대입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말씀드리건대,

이제 젊은 미래 세대가 산업화의 성취와 민주화의 성과를 뛰어넘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힘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저를 비롯해서 지금껏 산업화의 시대정신을 대표했던 분들이 나서지 않는 것,

역설적이지만, 그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 믿습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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