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출 0원"..'황금알' 각광받던 시내 면세점 시대 저문다 [르포]
中 관광객 5명뿐..곳곳 임시휴업
백화점 인산인해..하반기 리뉴얼
중국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5명이 구찌와 설화수 등 유명 브랜드를 찾아다닐 뿐 나머지 방문객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일부 매장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시설팀 직원들은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점검 중이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중국 보따리상과 여행객들로 붐비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신세계면세점은 오픈 3년 만에 강남점 폐점을 검토 중이다. 폐점 시점은 오픈 3주년인 오는 7월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2018년 7월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내에 문을 열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이은 두 번째 시내면세점이다. 당시 강북권에 몰려있는 대기업 면세점과 달리 '강남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면세점 효과로 20~30대 영앤리치 수요가 몰리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9년 국내 단일 점포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분위기는 코로나19로 급반전됐다.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국내 고객들의 면세점 수요가 급감한 데다 중국 보따리상마저 입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2019년 성수기 기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의 하루 매출은 20억 원에 달했다. A 브랜드 직원은 "심각할 땐 매출이 0원 수준인 날도 있다"며 "다른 점포로 파견을 가거나, 계약 연장이 안 돼 그만둔 직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시간 신세계면세점과 연결된 백화점은 발디딜틈 없이 붐볐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지하 1층 식음료 매장과 해외 명품층에는 곳곳에 대기줄이 생겨났다. 루이비통 매장은 대기 4팀을 포함해 이날 벌써 26팀이 다녀갔다. 샤넬 매장 앞에는 약 30여명이 입장을 위해 줄을 섰다. 주부 김 모(34)씨는 "발렛 주차도 가능하고, 구경거리가 많아 백화점을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면세점이 철수한 자리에 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대비 39.6% 증가해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가장 큰 신장률을 보였다. 여기에 신세계 강남점이 최근 개장한 더현대서울에게 서울 최대 백화점 자리를 내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신세계 강남점은 하반기를 목표로 리뉴얼 중이다.
면세점 도미노 철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9년 한화 갤러리아면세점과 두산 두타면세점에 이어 탑시티면세점과 에스엠면세점 등 중견·중소 면세점까지 경영상의 이유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조기 반납한 바 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도 지난달 매출이 90% 이상 급감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철수했다. 당장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롯데면세점 측은 "철수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이은 철수에 브랜드 소속 직원들은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면세점 영업사업부 직원 75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 운영이 불안할수록 브랜드 소속 직원들은 단기 파견형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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