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 '교내 전파' 몸살..개학 한달 만에 방역망 풀려
서울·경기 등 지역서도 학교 매개로 감염병 전파 잇따라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4차 유행'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교내 전파'가 잇따르면서 개학 이후 한 달여 만에 학교 방역망이 느슨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경기·대전·전북 전주·부산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학교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학생·교직원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사회 곳곳으로 감염병이 스며들면서 더는 학교도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에서는 학원에서 시작된 감염병이 중·고등학교로 번지면서 관련 확진자가 100명 가까이 발생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일 동구 한 보습학원에서 고등학생 수강생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11일까지 열흘 동안 고등학교 4곳, 중학교 2곳 등에서 총 74명의 학생이 무더기로 확진됐다.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을 매개로 학교에서 전파가 이뤄졌고 다른 학원 수강생 등으로 'n차 감염'이 이뤄졌다. 강사와 교사, 가족, 지인 등까지 포함하면 누적 확진자가 95명에 달한다.
특히 대전시 방역당국의 확진자 발생 학교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학생들이 복도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스크' 등 제대로 쓰지 않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도 지키지 않아 감염병 확산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 성남에서는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지인과 함께 노래방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확진돼 근무 중인 학교 학생 12명이 집단감염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확진된 교사의 같은 반 학생들이고 나머지 2명은 확진 학생과 축구 교실 등에서 접촉한 n차 감염자다.
확진된 교사가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학교 현장에 학교 밖 사모임 등 외부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개인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역 초·중·고등학교에서도 교내 전파 사례가 속출했다.
동대문구 A중학교에서는 지난 8일 교직원 1명이 확진된 이후 교내 접촉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진단검사가 진행됐는데 이후 학생 4명이 지난 9일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 B고등학교에서도 교직원에 이어 학생이 추가로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학교 교직원 1명이 지난 8일 확진된 이후 실시된 접촉 학생·교직원 진단검사에서 지난 10일 학생 2명, 지난 11일 학생 1명 등 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밖에 전주에서도 방과후강사로부터 시작된 초등학교 집단감염으로 4개 초등학교에서 학생·교직원·가족·지인 등 관련 확진자가 31명 발생하는 등 전국이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이 방역 수칙을 지키는데 느슨해지는 부분이 있다"며 "교직원이나 방역 지원 인력이 아무리 지도를 열심히 해도 사각지대는 있을 수밖에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의 교직원이나 학생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신원까지 공개되는 일도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며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학생·교직원 확진자도 늘 수밖에 없는데 비난이 거세지면 등교를 축소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은 "감염병 사태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교내 전파 사례도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교사가 오롯이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당국에서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한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정종철 차관이 주재하는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 등 채널을 활용해 학교 현장의 방역망 강화를 지속해서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 모두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학교가 안전한 공간으로 남을 수 있다"며 "각 교육청을 통해 학교 방역 실태를 다시 점검하고 학원 등 학교와 밀접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un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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