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알레르기-지긋지긋한 긁긁이여, 안녕!

2021. 4. 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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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취!” 봄을 맞아 옷장 정리를 하려는데 쉬지 않고 재채기가 나온다. 나에게는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 수리는 먹거리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간식도 성분을 꼼꼼히 따져서 사고 가능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였더니 가려움증이 많이 나았다. 주변에도 알레르기 때문에 식이 조절을 하는 반려견들이 꽤 되는데, 의외로 반려동물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으뜸 원인은 따로 있었다.

반려동물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벼룩’이다. 벼룩의 침에 들어 있는 물질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놀랍게도 벼룩의 침 속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15가지나 들어 있단다. 벼룩이 위험한 이유는 또 있다. 혹 반려동물이 가려운 곳을 깨물다가 벼룩이 입 안으로 들어가면, 벼룩을 통해 옮겨진 촌충이 반려동물의 장기에 자리를 잡고는 체중 감소와 구토, 복통을 일으킨다. 반려동물이 몸을 심하게 긁는다면 일단 몸 구석구석을 살펴 벼룩이나 벼룩의 배설물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벼룩 배설물은 작고 검은 알갱이 모양이지만 육안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 이럴 때는 병원에 데리고 가자. 먹고 바르는 약을 사용하면 벼룩을 신속히 없앨 수 있다. 벼룩 제거용 샴푸도 있다. 샴푸로 목욕시킨 뒤 털을 빗으면 죽은 벼룩이 떨어져 나온다. 벼룩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치료법이 따로 없다. 평소 반려동물의 잠자리나 생활 공간의 위생을 챙기고 외부 기생충 약을 정기적으로 먹이는 정도가 예방의 최선이다.

2위는 집먼지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진드기 배설물에 포함된 소화 효소 성분이 가려움과 기침, 재채기를 유발한다. 집먼지 진드기가 좋아하는 장소는 침구류다. 따뜻한데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수분 덕에 축축한 환경이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뿐일까. 진드기의 먹이인 비듬과 각질까지 충분하니 이만한 환경이 없는 셈. 놀랍게도 먼지 1g에는 100~500마리의 집먼지진드기가 산다고 한다. 더욱 끔찍한 점은 침대에 한 번 앉았다 일어서기만 해도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 수십 분 동안 공중에 떠 다닌다는 것. 그러니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려면 침구류 청소가 급선무다. 사람 침구류는 물론이고 반려동물의 침구와 방석도 깨끗이 털어 일광 소독하고, 주 1회는 세탁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니 실내 습도는 40~50% 이내로 살짝 건조하게, 온도는 15도 정도로 유지하고, 하루에 30분씩은 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켜 주어야 한다. 계피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계피는 집먼지진드기에게 최대의 적. 계피 스프레이를 구매하거나 계피와 물을 9:1 비율로 섞어 공기 중에 분사하면 99.9% 사망한다. 물론 그 사체나 배설물들은 따로 제거해 주어야 한다.

알레르기 원인의 3위를 차지하는 음식 알레르기는 또 다른 문제다. 무엇을 먹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급여 중인 먹거리를 다 중단하고 하나씩 먹여 보며 원인을 찾는 것이 방법이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겠지만 다행히 지름길은 있다. 음식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단백질. 대개의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펩티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지만, 특정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은 채로 흡수되면 몸에 비상 벨이 울린다. 음식 알레르기를 보이는 개의 2/3이 소고기, 유제품, 밀 등에 포함된 특정 단백질에, 고양이의 90% 정도가 소고기, 유제품, 생선에 반응했다. 병원에 가서 미리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편을 권한다.

봄인지라 꽃가루 알레르기도 위험하다. 산책할 때 옷을 입히고 풀숲보다는 흙바닥을 걷도록 유도하자. 집에 와서는 몸을 닦고 빗질로 털을 청소해 주면 좋다. 하지만 명심하자. 반려동물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집 안에 있고, 실내 청결 유지가 최고의 예방법임을 말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4호 (21.04.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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