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알레르기-지긋지긋한 긁긁이여, 안녕!
“에취!” 봄을 맞아 옷장 정리를 하려는데 쉬지 않고 재채기가 나온다. 나에게는 먼지 알레르기가 있다. 수리는 먹거리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간식도 성분을 꼼꼼히 따져서 사고 가능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였더니 가려움증이 많이 나았다. 주변에도 알레르기 때문에 식이 조절을 하는 반려견들이 꽤 되는데, 의외로 반려동물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으뜸 원인은 따로 있었다.
2위는 집먼지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진드기 배설물에 포함된 소화 효소 성분이 가려움과 기침, 재채기를 유발한다. 집먼지 진드기가 좋아하는 장소는 침구류다. 따뜻한데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수분 덕에 축축한 환경이 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뿐일까. 진드기의 먹이인 비듬과 각질까지 충분하니 이만한 환경이 없는 셈. 놀랍게도 먼지 1g에는 100~500마리의 집먼지진드기가 산다고 한다. 더욱 끔찍한 점은 침대에 한 번 앉았다 일어서기만 해도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 수십 분 동안 공중에 떠 다닌다는 것. 그러니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려면 침구류 청소가 급선무다. 사람 침구류는 물론이고 반려동물의 침구와 방석도 깨끗이 털어 일광 소독하고, 주 1회는 세탁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는 따뜻하고 습한 곳을 좋아하니 실내 습도는 40~50% 이내로 살짝 건조하게, 온도는 15도 정도로 유지하고, 하루에 30분씩은 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켜 주어야 한다. 계피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계피는 집먼지진드기에게 최대의 적. 계피 스프레이를 구매하거나 계피와 물을 9:1 비율로 섞어 공기 중에 분사하면 99.9% 사망한다. 물론 그 사체나 배설물들은 따로 제거해 주어야 한다.
알레르기 원인의 3위를 차지하는 음식 알레르기는 또 다른 문제다. 무엇을 먹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급여 중인 먹거리를 다 중단하고 하나씩 먹여 보며 원인을 찾는 것이 방법이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겠지만 다행히 지름길은 있다. 음식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단백질. 대개의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펩티드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지만, 특정 단백질이 소화되지 않은 채로 흡수되면 몸에 비상 벨이 울린다. 음식 알레르기를 보이는 개의 2/3이 소고기, 유제품, 밀 등에 포함된 특정 단백질에, 고양이의 90% 정도가 소고기, 유제품, 생선에 반응했다. 병원에 가서 미리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편을 권한다.
봄인지라 꽃가루 알레르기도 위험하다. 산책할 때 옷을 입히고 풀숲보다는 흙바닥을 걷도록 유도하자. 집에 와서는 몸을 닦고 빗질로 털을 청소해 주면 좋다. 하지만 명심하자. 반려동물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바로 집 안에 있고, 실내 청결 유지가 최고의 예방법임을 말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4호 (21.04.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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