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 변화·소아비만으로 성조숙증 아이 1.4배 증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서구화된 식습관과 소아비만 등으로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아의 진단율이 남아에 비해 7.8배나 높게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아이는 2015년 총 8만3998명(남아 7040명, 여아 7만6958명)에서 2019년 11만8371명(남아 1만3460명, 여아 10만4911명)으로 5년간 1.4배 증가했다. 특히 2019년 기준으로 여아가 남아에 비해 성조숙증 진단이 약 7.8배나 높았다.
여아가 남아에 비해 성조숙증 진단율이 높은 것은 성숙을 확인할 수 있는 첫 지표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성조숙증을 확인하는 첫 지표로 여아는 가슴멍울, 남아는 생식기의 용적이 4ml 이상인 경우로 식별하기 때문에 여아의 변화 인지가 빠르다.
성조숙증의 증가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 및 운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비만, 스트레스, 환경 호르몬 노출, 스테로이드 사용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과 소아비만이 성조숙증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비만인 경우 남아에 비해 여아의 성숙이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성조숙증은 아이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2차 성징이 평균보다 빨리 나타난다. 사춘기는 보통 여아는 10~11세, 남아는 11~12세에 시작되는데 성조숙증 아이들은 8~9세 이전에 시작된다. 젖몽우리가 잡히거나 빠른 초경, 음모가 자라나거나 생식기가 발달하는 등의 빠른 신체적 변화인 2차 성징이 보이는 것으로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센터 이선행 교수는 “성조숙증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또래들과 다른 신체적 변화들로 위축되거나 수치심을 느끼고 놀림을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심리적 문제가 생기고 교우관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이 빨라져 또래 아이들보다 키와 몸집이 클 수 있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는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 치료의 적합한 시기는 대략적인 성장 수준이 정해지기 전인 사춘기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여자아이는 가슴멍울이 잡히기 전, 남자아이는 음모가 발달하기 전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시기다. 이 교수는 “외견상 어떤 의심스러운 징후가 나타나면 빠른 진료와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며 “일반적인 성조숙증 치료인 생식샘자극호르몬 유사체 치료는 비용도 적고 안전한 치료이긴 하지만 여아 만 8세, 남아 만 9세 이후에 사용할 경우 추가적인 성장 효과는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한방병원의 성조숙증 치료법은 환아의 상태에 따라 적용하는 한약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마다 열감이 있고 잘 때 땀이 나며 손발이 화끈거리는 경우 아이의 신장이 허약하다고 판단해 자음강화탕, 지백지황환 계열의 한약을 사용한다.
이 교수는 “성조숙증에 사용하는 한약은 살을 빼고 키가 크는 것에 대한 단순한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닌 몸의 불균형을 회복하는 한약을 통해 빨라진 성장이나 성숙을 천천히 진행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신장이 허약한지, 간의 순환이 안 되는지, 비만으로 인한 것인지 각 아이의 상태를 구분해 그에 맞는 한약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육류는 지방을 뺀 살코기 위주로 먹고 껍질과 내장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홍삼, 녹용, 복분자, 석류 등의 보신 식품과 된장, 청국장, 두부 등의 콩류, 칡, 결명자, 황기, 감초 등과 같은 콩과 식물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비만인 아이의 경우에는 장어, 메기, 생선의 알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품과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 등 당분이 많은 식품을 피해야 한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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