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기소땐 역대급 후폭풍".. 고민 커지는 조남관

이희권 기자 2021. 4.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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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수사팀이 '차기 검찰총장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이자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질 경우 검찰 조직 전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역대급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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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기소의견 올렸지만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 부담도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수사팀이 ‘차기 검찰총장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방침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지난달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의견을 대검찰청에 올리고 ‘OK’ 사인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전해진다. 수사팀은 이 지검장이 4차례나 출석 요구에 거부한 데다 이미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불구속기소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이자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질 경우 검찰 조직 전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역대급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이 같은 조직 혼란을 염려하며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두고 오랜 시간 동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차기 총장 인선 절차 도중 유력한 후보자에 대해 검찰이 기소하는 행위 자체가 자칫 대통령에 대한 인사권 도전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내부에서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여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놓고 ‘임명권자에 대한 인사권 침해’라며 격분했고, 끝내 검찰을 사실상 해체 위기로 몰고 가기도 했다. 여기에 조 권한대행 자신부터가 주요 총장 후보자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이 지검장과 고등학교 동문으로 얽힌 관계까지 겹치며 고뇌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다음 총장이 결정된 이후에라도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는 법리적으로 피할 수 없다고 보는 시각이 중론을 이룬다.

이에 차기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끝날 때까지는 이 지검장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도 쉽게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이번 4·7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핵폭탄’을 안고 가는 부담만큼은 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결국 정권이 원하는 차기 총장은 총대를 메고 윤 전 총장 일가에 대한 수사에 나서 줄 사람”이라면서 “이 지검장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희권·윤정선·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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