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출' 日 편들어준 美..中 "소송할 것"

김보겸 2021. 4. 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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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해양방출 공식화한 日에 엇갈리는 美中
美 "日 결정,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
中 "주변국과 손잡고 日정부에 배상 요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보관 탱크. 정화작업을 거쳤지만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남아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공식 결정한 데 대해 미국과 중국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일본 정부 결정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며 두둔한 반면, 중국은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은 오염수 방출로 피해를 입는 한국 등 주변국들과 함께 일본 정부에 소송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日 편든 美…“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 결정”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여러 방식을 검토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이처럼 특이하고 도전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선택과 그에 따른 효과를 따졌으며 투명하게 결정했다”며 “국제적으로 용인되는 원자력 안전기준에 따라 처리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양 방출 이후 실시하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소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교도통신은 “미국이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글러시 사무처장은 작년 2월 처리수의 해양 방출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13일 오전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로 공식화했다. 경제산업성 산하 전문가 소위원회가 오염수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대기나 바다 중에 방출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조언한 데 따라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이다.

오염수 처리는 후쿠시마 어민과 주변국 반대, 안전 문제로 오랫동안 지지 부진하게 진행돼왔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 하루 평균 180톤씩 오염수가 발생하면서 내년이면 저장 용량이 한계에 달한다는 경고에 바다 방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회의 후 “정부는 처리수의 안전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고 잘못된 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발끈한 中 “서구언론, 日결정에 침묵…소송할 것”

이 소식에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이해당사국인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는 극도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서구 언론은 수억명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일본 결정에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 정부 결정으로 각국의 일본산 해산물 수입이 중단되고 외국인 일본 방문이 줄어들 뿐 아니라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 경고했다.

주변국과 함께 일본에 소송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주젠전 전 광둥해양대 부총장은 “중국은 주변국들과 힘을 합쳐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정 철회나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근거로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가입되어 있다는 점을 들면서다. 국제규범의 틀 안에서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 전 부총장은 “해양이 자정능력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이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전혀 다르다”며 “결국 동중국해와 황허의 해양 유기체와 식물을 포함해 해양과 주변국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 정부 역시 일본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오전 구윤철 실장 주재로 긴급 소집한 관계부처 차관회의에서 정부는 “주변국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일본의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라며 “오늘 중 이번 결정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 입장을 일본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내부에서도 비난 여론이 거세다. 일본 어업 관계자는 NHK에 “정부는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면 된다고 간단하게 말하지만 국내외에서 안전성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코야마 료타 후쿠시마대학 교수도 “국민들 사이에선 처리수(오염수를 지칭하는 일본 정부의 명칭)가 무엇이며, 어떻게 처리 방법을 검토했는지 폭넓은 이해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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