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분할 기대감에 '52주 신고가'..SK㈜ 합병 우려 해소될까
SK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SK텔레콤 주가가 강세다. SK그룹은 이르면 14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보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SK의 SK하이닉스 자회사 만들기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 지주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 11시26분 현재 SK텔레콤은 전일 대비 9000원(3.18%) 오른 29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중 29만5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SK는 전일보다 1000원(0.34%) 오른 29만6500원에, SK하이닉스는 1500원(1.09%) 오른 1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 지주회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논의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는 SK하이닉스를 통한 기업가치 재평가 목적이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SK텔레콤 시가총액이 25조원이고 (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100조원인데 주가 상승으로 연결이 안 된다"며 "우리의 자산구조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쉽게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지분을 20.1%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보통신기술(ICT) 뉴비즈 핵심사업인 SK브로드밴드·웨이브,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을 위한 목적도 있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SK㈜, 자회사 SK텔레콤, 손자회사 SK하이닉스 등으로 수직 구조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M&A)을 하기 위해선 피인수(증손회사) 기업의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유례 없는 반도체 호황에도 사업 확장에 나서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가 SK㈜ 손자회사에서 자회사가 돼 이 문제가 해결된다.
증권가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본다. SK텔레콤을 사업회사인 SK텔레콤과 중간지주사로 분할하고 향후 중간지주사와 SK㈜ 간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의 자회사에 대한 평가도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과 동시에 진행되는 자회사 IPO(기업공개) 추진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11번가로 이어져 연결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4만원으로 6.3% 상향했다.
다만 이경우 지주사인 SK㈜ 가치를 위해 중간지주사 SK텔레콤의 가치를 억지로 낮춘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SK텔레콤 주주 반발을 의식해 합병때 SK하이닉스만을 따로 떼 가져가는 안도 나온다. 이 경우 SK텔레콤 가치 하락 우려가 덜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감행해 SK하이닉스를 SK㈜ 자회사로 만들면서도 SK㈜와의 합병 노이즈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노이즈를 최소화할 방법으로 △SK㈜와 중간지주사 간 합병 시점을 명시하는 방법 △상장을 추진중인 자회사는 사업 회사인 SK텔레콤에 잔존시키고 하이닉스만 중간지주사 밑으로 두고 SK㈜와 합병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예측하긴 쉽지 않고 시장의 풍문이 끊이질 않는다"면서도 "SK텔레콤 경영진이 SK와의 합병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마련한다면 SK텔레콤 주가는 레벨업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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