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피해자' 만난 오세훈.. 서울시 '性인지 감수성' 쇄신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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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하느라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바나나를 먹고 있었어요. 이런 저를 본 A 팀장이 '바나나가 크고 실하다. 입을 크게 벌려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말을 해서 몹시 불쾌했지만 주변에서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 때문에 막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네요."
"B 과장이 회식 자리에서 여자 후배에게 '너는 여름인데 발에 페디큐어도 안 하고 다니냐? 무슨 여자가 관리도 안 하고 볼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불쾌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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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피해 女공무원 많지만
市, 전보 발령 등 땜질 대처뿐
“시청에 성추행·성차별 만연”
오세훈 시장, 성추행 피해자
직접 만나 복직 등 의견 교환
‘조직문화 개선’ 적극적 의지
“다이어트하느라 사무실에서 점심으로 바나나를 먹고 있었어요. 이런 저를 본 A 팀장이 ‘바나나가 크고 실하다. 입을 크게 벌려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말을 해서 몹시 불쾌했지만 주변에서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 때문에 막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네요.”
“B 과장이 회식 자리에서 여자 후배에게 ‘너는 여름인데 발에 페디큐어도 안 하고 다니냐? 무슨 여자가 관리도 안 하고 볼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어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불쾌했지만,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어요.”
서울시 내부에서 이같이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 공무원들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서울시 공직사회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이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에서는 그동안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보 발령 등 땜질 대처만 하면서 피해자 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취임 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등 조직문화 쇄신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 측은 오 시장에게 심각한 2차 가해 상황이 이어지고 있음을 설명했고, 오 시장은 피해자와 어머니에게 그간 고통에 대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전했다. 오 시장과 피해자 측은 면담 자리에서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예방대책 필요성, 피해자 복귀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서울시 공무원들은 “시청 내에 성추행·성희롱이 만연한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이유로는 사건 발생 시 엄중하게 징계해야 함에도 외부에 알려졌을 경우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서울시가 미온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시청 공무원은 “성비위 전력이 있는 4급 이상 간부 여러 명이 계속 현직에 근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대로 된 징계를 받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성비위에 미온적 대처로 일관한 행정국부터 쇄신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새 시장 취임을 계기로 성 문제 대처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승현·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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