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상반기에 모두 ESG기구 설치

박정규 2021. 4. 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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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0대 그룹 ESG위원회 및 전담조직 현황.(표=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21.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국내 10대 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에 국내 10대 그룹이 모두 ESG 관련 기구를 설치하고 ESG 경영에 주력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그룹 ESG경영 사례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상위(자산총액) 10대 그룹에 ESG 관련 기구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삼성·현대차·SK·롯데·포스코·한화·GS 등 7개 그룹의 경우 이미 지주사나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에 지속가능경영협의회, 삼성물산·생명·화재에 ESG위원회가 설치돼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차·현대모비스·기아차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설치됐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와 환경사업·사회적가치·거버넌스위원회가 설치돼 활동 중이고 SK하이닉스에도 지속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밖에 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에 ESG위원회를 두고 있고 포스코와 한화, GS 등도 각각 지주사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LG와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 나머지 세 곳의 그룹사도 올해 상반기 내에 ESG 기구를 설치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LG그룹의 경우 지주사를 비롯한 모든 상장 계열사에 ESG 기구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그룹사들은 지주사나 계열사 등에 실무협의체나 전담조직 등을 두고 실무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를 CEO 직속으로 두거나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를 신설하는 등 실무조직의 권한도 강화하는 추세다.

이처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경련은 ESG 경영 키워드로 '스마트(S·M·A·R·T)'를 제시했다.

S의 경우 기구설치(Structuring)를 뜻하는 철자로 앞서 확인된 ESG 관련 기구를 설치하는 추세를 말한다. M은 인증 등 측정(Measure)을 뜻하는 이니셜로 탄소발자국 등 환경인증, 반부패인증, RE100 등 국제적으로 측정가능한 수단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A는 에너지 얼라이언스, 수소동맹, 공동 ESG펀드 같은 동맹(Alliance), R는 소비자와 협력사(Relations), T는 기술개발·투자(Tech)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ESG 인증 노력의 경우 환경·사회 분야 가치의 계량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사회 · 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 중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SK 역시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해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바스프, SAP, 노바티스 등이 참여하는 VBA(Value Balancing Alliance)의 부회장사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 10대 그룹 ESG 협력 사례.(표=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2021.4.13 photo@newsis.com

10대 그룹은 환경, 반부패 등 환경·사회 분야의 국내외 인증에도 적극적이어서 기존 환경, 안전, 반부패 등 분야의 국제인증인 ISO뿐 아니라 최근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는 RE100 가입이 대표적으로 SK그룹 8개사, LG화학 등이 가입했다.

탄소공개프로젝트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에도 상당수 기업이 참여 중인 가운데 삼성은 삼성전자 등 7개사, 현대차는 6개사, LG는 8개사, SK 3개사, 롯데 2개사 등이 참여해 매년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보고하고 있다.

ESG와 관련해 적극적 동맹 체결이나 이업종 간 동맹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재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에 나선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를 통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ESG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현대차, GS에너지,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등 10여개사는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체결했다.

이 밖에 소비자·협력사 관계를 중심으로 한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공급망 관리에 있어 삼성전자는 이미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Global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해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유통업계를 중심으로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ESG 활동도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 대상 페트병 재활용 캠페인인 '프로젝트 루프(LOOP)'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일상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또 친환경 등 기술개발 및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것도 추세다. 현대모비스는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장 추가 설립 부지 및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와 SK는 '썩는 플라스틱'을 공동 개발 중이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송재형 전경련 ESG TF팀장은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볼 때 국내 10대 그룹들이 모두 ESG 경영을 강화하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이런 부분을 더욱 체계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10위권 밖의 그룹들의 경우에는 아직 온도차가 있어 다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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