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0평대 3억원씩 오른 노원·도봉.. "오세훈 효과까지 기대"
지난해 크게 오른 서울 노원·도봉의 집값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를 덜 받는 9억원 미만의 아파트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데다, 먼저 오른 다른 지역과의 ‘키 맞추기’ 현상도 발생한 영향이다. 이 지역 개발에 관심이 많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13일 KB 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도봉구 아파트값은 한 달 만에 2.64%, 노원구는 2.14% 각각 오르며 서울시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상승률 역시 노원구가 27.96%, 도봉구가 20.72%로 가장 높았다. 강북구와 함께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이들 지역은 동북권의 중산층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상계동 주공6단지 전용면적 58.01㎡는 지난 1월 7억6300만원(10층)이었는데, 지난달에는 8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지난해 3월 거래가가 5억4800만원(2층)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3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11월 5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된 중계동 무지개 아파트 59.26㎡는 지난달 7억원(13층)으로 불과 4개월 만에 2억원 이상 올랐다. 같은 동 건영 2단지 84.96㎡는 지난해 4월 5억5500만원(1층)하던 것이 지난 2월 8억2000만원(2층)에 거래돼 10개월 만에 2억6500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3월 5억6900만원(14층)이었던 하계동 청구 아파트 70.69㎡도 올해 1월 7억7500만원(4층)에 거래됐다.
도봉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창동 동아청솔 아파트 84.97㎡는 지난해 3월 7억6500만원(8층)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11억4800만원(9층)에 팔렸다. 1년새 3억8300만원 오른 것이다. 방학동 신동아 1단지 84.87㎡는 지난해 3월 3억9900만원(7층)이었는데 지난 1월에는 6억원(5층)까지 뛰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무주택자들로서는 상승국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대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중·저가 단지로 몰렸는데 서울에서는 노원·도봉이 대표적이었다"면서 "지난해 기준으로는 노원·도봉 아파트의 90% 이상이 9억원 이하였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원·도봉은 재작년까지 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데다 수요자들의 부담이 적은 곳이라 키 맞추기 현상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원의 경우 정비사업 이슈도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봤다. 노원 일대 아파트의 대다수가 지난 1980년대 준공된 만큼, 곧 재건축될 것이란 기대감이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함 랩장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동북선, 7호선 연장 사업 등 교통 개발 계획도 부분적으로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격 오름세가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전용 84㎡ 기준 9억원 이하까지는 본격적인 하락장이 시작되지 않는 이상 갑자기 값이 내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많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키 맞추기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노원의 정비사업 이슈가 계속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정비사업의 속도나 공공·민간 주도 여부 등 어떤 재건축이 될 것이냐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의 당선도 노원·도봉 일대로서는 반색할 만한 일이다. 오 시장은 선거기간 중 목동과 함께 노원구 상계동을 거론하며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상계동 지역 공인중개업소에는 오 시장 당선 이후 매수 문의 전화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창동역 역사개발 사업을 통해 도봉을 ‘북부 수도권 중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지역의 중·장기적인 호재로 꼽힌다. 창동은 상계동과 인접해 있어 이 지역이 계획대로 개발될 경우 도봉구는 물론 노원구 북부까지 함께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함 랩장은 "도봉의 경우 역세권 개발이나 부도심 개발 이슈가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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