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약 혁신, 건강한 삶 지킨다>안전·신속한 백신 출하위해.. 신설된 전문·전담조직서 품질 검증

정선형 기자 2021. 4. 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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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평가원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설치

2~3개월 걸리던 국가출하승인

코로나 사태로 20일 이내 단축

식약처, 새 검정시험 확립 나서

26명 인력이 출하직전까지 검증

백신 개발업체 기술력 지원하고

팬데믹 이후 신종감염병도 대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백신 개발 속도 및 효과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신속한 백신 개발 지원프로그램인 ‘와프 스피드 작전’(OWS·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10년은 족히 걸려야 개발이 가능했던 코로나19 백신을 1년 남짓한 기간에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빅 히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백신 개발은 변이 코로나19 발생에 대비해서도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백신 생산기간이 기존보다 빨라진 만큼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할 뿐 아니라 신속한 검정과 도입을 위한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켰다.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 출범=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바이오생약심사부에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가 신설됐다.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도입과 신속한 국가출하승인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신종감염병에 대한 백신은 백신 개발에 10년 이상 걸렸던 과거 백신과 달리 신속한 개발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유전물질 조작 기술 등이 사용된다. 기존의 독감백신의 경우 안전성과 효력을 검증하는 시험이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상황이 다르다. 빠르게 개발돼 공급되는 만큼 제조·품질 관리 방법도 차이가 있다. 독감백신은 1개 표준화된 시험으로 검증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품목별로 3~6개의 시험을 새로 확립해 검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시급하게 접종해야 한다는 이유로 통상 2~3개월 걸리는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20일 이내로 단축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시험분석 전문인력도 보강했다. 코로나19 백신의 품목이 다양한 것도 검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현재 개발된 백신만 해도 크게 ‘바이러스벡터 백신’ ‘mRNA·DNA 백신’ ‘재조합 백신’ ‘불활화 백신’ 등 4종류로 각기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올해 주요 업무는 검정시험법 확립=이번에 신설되는 과를 통해 국가출하승인 업무를 보게 되는 인력은 총 26명으로, 4급 공무원 1명, 연구관 9명, 연구사 16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연구관들은 신종감염병 백신에 대해 △국가출하승인 검토 △시험법 검토와 국가표준품 확립 △국내외 협력 총괄을 담당한다. 연구사들은 연구관들의 역할을 보조하면서 신종감염병 백신과 관련해 검체 채취와 봉함·봉인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추가로 수행한다. 4급 이상 공무원 1명은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신설된 신종감염병백신검정과의 올해 주요 업무는 당면한 코로나19 백신의 검정시험법 확립이다.

7900만 명분의 백신이 국내로 도입되는데, 철저하고 신속한 국가출하승인을 거쳐야 백신이 일반에 접종될 수 있다. 올해 도입되는 백신은 각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 화이자 2600만 회분, 얀센 600만 회분, 모더나 4000만 회분, 노바백스 4000만 회분으로, 각기 다른 출하승인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가 한풀 꺾인다고 해도 업무는 계속된다. 국내 신종감염병 백신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품질관리 기술력을 지원, 새로운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지난 3월 30일 기준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임상 진입 품목만 84개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검증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새로 출현할 수 있는 신종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해 선제적이고 전문적인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 백신 승인에 대규모 인력투입=국가출하승인 제도는 국가가 제조번호별 완제의약품의 ‘검정시험’과 ‘제조 및 품질관리요약서’ 등을 검토해 의약품의 판매승인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해 제조되는데, 생물의 상태가 계속 변화하는 만큼 제품의 일관성과 안전성, 유효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때문에 각 국가는 시장에 출하되기 전 필수적으로 품질검사를 수반하는 국가출하승인을 실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신종 백신에 대한 검증 업무를 위해 전담부서를 두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독일과 영국은 신종병원체 방비를 위해 바이러스 분야에 세균, 혈액제제 대비 3배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각 기관의 인원은 영국 50명, 독일은 106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바이러스 백신의 국가출하승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은 영국 30명, 독일은 76명에 달한다. 독일은 특히 코로나19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신종병원체 백신에 대한 출하승인 업무까지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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