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다시(again)"라고 수차례 반복하며 "반도체 공격적 투자"(종합2)

최서윤 기자 2021. 4. 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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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19개사에 "당신의 투자에 달렸다" 강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논의하는 화상회의에 참석해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은 20세기 중반 세계를 이끌었고, 세기말을 이끌었다. 우리는 21세기에도 다시 세계를 이끌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삼성, 대만TSMC, 인텔 등 반도체 관련 19개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화상 서밋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미국은 최고의 지성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지금 스크린에서도 보인다. 여러분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우리 경쟁력이 달려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반도체·배터리 및 제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도체 촉진법·일자리·인프라 투자 계획 '총동원' :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밋에서 여야 23명 상원의원과 42명 하원의원 명의로 받은 '반도체 생산 촉진법(CHIPS for America program)' 지지 서한을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미 제조업 부흥 정책에 초당적 지지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한에는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반도체 촉진법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제시한 '일자리 계획' 취지와 '인프라 투자 계획'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활성화와 공급망 확보, 연구개발(R&D) 투자 등 예전처럼 매우 건강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이상이기도 하다. 20세기가 아닌 21세기를 위한 인프라 투자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미래형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단지 도로와 다리가 아닌, 깨끗한 물 인프라를 위한 물 시스템 투자, 고속철도 기반시설, 전기차 충전소 건설과 기반시설 투자, 석면 없는 학교 시설, 노부모와 장애 아동을 집에서 돌볼 수 있는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공급망을 구축해 다시는 다른 나라의 자비나 그들의 수요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의미하는 인프라 투자"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재닛 옐런 재무장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세실리아 루즈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주례 경제 브리핑을 듣고 있다. .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어쩌다 미국 뒤처졌나…위기의식 반영 :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밋 오후 1시33분부터 6분가량 진행한 연설에서 '다시(again)'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했다. 중국의 맹추격 속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글로벌 경쟁자들을 앞서기 위해 필요한 크고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서 "연구개발과 제조업에서 뒤처져왔다"고 했다.

그는 "난 포기할 준비가 안됐다. 여러분과 함께, 의회 여야 모두와 함께 일자리 계획안을 통과시키고 미국의 미래에 한 세대 한번뿐인 투자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혁신을 제공하고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은 미국이 강해지고 단결해야 할 순간이다. 정부와 산업계, 지역사회가 협력해 더이상 투자에서 뒤처지지 않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서밋에 모인 기업들의 투자도 재차 독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재가 제시하는 계획으로 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을 재건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미국을 다시 훌륭한 엔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젠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회의 개요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번 회의가 반도체 부족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이나 발표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부족에 영향을 받은 기업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텔은 이날 회의 직후 앞으로 6~9개월 안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지난달에도 20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2곳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인텔, 대만 TSMC를 비롯해 알파벳, AT&T, 커민스, 델, 포드, GM, 글로벌 파운드리, HP,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롭그루만, NXP, 패카,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기술, 스텔란티스 등 19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유일한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에서는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1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대란' 관련 긴급 화상 회의에 참석한다. 장기화하고 있는 반도체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든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에 많은 고객을 확보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업체에게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것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1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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