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 기준 부합" 일본 오염수 방류 지지..국제 기준 '구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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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2일(현지시각) 일본 정부가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사실상 지지 뜻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날 저녁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하게 조율해 방사능 모니터링, 복원, 폐기물 관리, 원자로 폐기 등 2011년 3월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 사고의 여파를 관리하기 위한 조처들을 취해왔다"며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바다로 방류해 처분하기 위해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에 관한 결정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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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준 애매해 일본이 빈틈 이용 지적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지지 뜻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각·일본시각 13일) 저녁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하게 조율해 방사능 모니터링, 복원, 폐기물 관리, 원자로 폐기 등 2011년 3월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 사고의 여파를 관리하기 위한 조처들을 취해왔다”며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바다로 방류해 처분하기 위해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에 관한 결정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방사성 오염수를 가리킬 때 일본이 사용하는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표현을 썼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은 일본 정부가 현재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에 보관하고 있는 처리수의 관리와 관련해 여러가지 선택지를 검토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 특별하고 도전적인 상황에서, 일본은 선택지들과 효과를 따져봤고, 그 결정에 관해 투명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되는 핵 안전 기준에 부합해 접근법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이 접근법의 효과를 관찰하는 가운데 조율과 소통을 계속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우리는 일본이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분하는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투명한 노력을 기울여준 데 감사한다”며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와 계속 조율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미국의 발표가 거짓은 아니나, 실상은 국제사회 기준이 지나치게 애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이런 빈틈을 적극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삼중수소(트리튬)는 인체 내로 들어오면 피폭을 일으킬 수 있으나 정화설비로 제거할 수 없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공통된 배출 기준이 없고, 나라마다 각자 기준이 다르다. 미국이 1L당 방사선량이 3만7000베크렐(㏃‧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한국이 4만베크렐인데 반해, 일본은 6만 베크렐로 상대적으로 느슨하다. 일본은 이번에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 방사선량을 기준보다 40분의 1(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희석해봐야 바다에 유입되는 삼중수소 총량은 달라지지 않지만, 총량에 대한 최소한의 국제기준조차 없다. 현재 일본이 탱크 속에 보관 중인 오염수 125만t의 삼중수소 방사능 총량은 약 860조베크렐로 추정되고 있다. 오염수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가 진행되는 30~40년 동안 계속 나올 예정이라, 방사선량도 더 늘어나게 된다. 삼중수소는 수산물 등으로 인체에 들어와 유기결합삼중수소로 전환되면 내부 피폭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안에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도 논란이다. 방사성 물질 기준 역시 나라마다 다른데, 일본의 맹독성 발암 물질 스트론튬90 배출기준은 30Bq/L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안에는 1L 당 평균 3355베크렐의 스트론튬90이 들어있어, 기준치를 무려 110배 이상 초과한다. 평균이 아닌 최대 검출량 기준으론 2만배다. 요오드129의 평균 농도도 9.36베크렐로 배출기준(9Bq/L)을 웃돈다. 세슘137 수치는 오염수 전체 평균 농도(5.02베크렐)로 보면 기준치(90베크렐) 아래지만, 최대치로 나온 수치(829베크렐)에 견주면 기준치보다 9배가 높다. 도쿄전력은 다시 정화해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아래로 낮춘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농림수산업자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바다 방류 전후의 방사성 물질 농도 등을 감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국제원자력기관(IAEA)과 협조해 국내외에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이 계획의 안전하고 투명한 이행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원전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이날 오전 일본 정부는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내용의 처리 방침을 결정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김소연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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