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의 산 이야기] 채널 아일랜드, LA서 배로 90분..귀신고래가 마중나왔다

글 신영철 산악문학가 사진 정임수 사진가 2021. 4. 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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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쪽의 유일한 해양국립공원 '채널 아일랜드'를 가다
산타크루즈 섬은 걷기 좋은 해안 트레일이 많다. 길은 거의 절벽 위를 걷는 구간이라 경치가 탁월하다.
전화가 왔다. 시詩도 쓰지만 사진을 더 잘 찍는 정임수 작가였다.
“코로나 백신 접종 맞았나요?”
“그럼, 고맙게도 2차까지 맞았어.”
“나도 끝냈어요, 기념으로 우리 해외로 튑시다.”
“그건 좀… 출입국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아야하는 불편도 끔찍하지만 이 엄한 시기에… 안 가, 아니 못 가.”
“에이 갑시다. 지난 시간 미국 내 산만 돌았으니 해외로 떠납시다.”
“혼자 가. 나는 못 가.”
트레일이 끝나는 포테이토 하버의 파노라마 경치.
그러나 결론은 정 작가의 프로그램에 끼어 해외 탐방에 함께 나선 것이다. 여기서 해외라는 것은 농담 좋아하는 정 작가의 말장난. 국경을 넘는 다른 나라가 아니라 바다海 외外의 섬島이었다. 가려는 섬의 별명도 솔깃하게 미국의 갈라파고스란다. 바로 캘리포니아 남쪽 바다에 떠 있는 제도諸島 ‘채널 아일랜드Channel islands’였다.
그 제도에서 산타크루즈섬Santa Cruz Island이 목적지. 미국에서 해양국립공원은 동쪽 플로리다주州 비스케인국립공원과 서쪽 채널 아일랜드 두 개뿐이다. 62개 미국 국립공원 중 유일하게 서해안에 있는 해상공원을 간다. 다도해 한려수도와 반대로 미국 서해안엔 섬이 드물다. 채널 아일랜드 8개 섬과 아득한 태평양 중간쯤의 하와이제도가 전부. 이 해양국립공원은 산타크루즈를 비롯한 섬 5개와 주변 해양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공원에는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동식물 145종이 살고 있다. 남태평양 갈라파고스처럼 스스로 진화해 온 생태계라는 말. 국립공원관리청이 섬과 해양구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이유도 생태학적 가치 때문이다. 이 공원은 보존保存과 보전保全이라는 미국 국립공원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 준 교과서라 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태학자도 아닌데 공부하러 갈 일은 아니었다. 섬을 가자는 이유로, 유명 국립공원에 절대 뒤지지 않는 날것 그대로 풍경이라고 정 작가는 꼬드겼다. 바다를 건너는 동안 운이 좋다면 귀신고래도 만날 수 있다는 보너스 사탕발림도 달콤했다.
이곳 캠핑은 예약과 동시에 배나 비행기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섬마다 몇 개 없는 캠핑사이트도 예약이 쉽지 않다. 이런 장애 때문일 것이다. 자랑스럽지 않은 기록을 채널 아일랜드는 갖고 있다. 사람 넘치는 미국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적은 탐방객이 찾는 장소라는 통계.
수면 밖으로 점프하는 귀신고래Gray Whale. 최대 16m까지 자라며 70세까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 밖으로 비상하는 장면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릴 정도로 미국 동부해안의 스타 포유류다. 사진 셔터스톡.
“고래를 만난 여러분은 운이 좋군요”
LA에서 채널 아일랜드는 가깝다. 캠핑 장비를 챙긴 후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벤츄라 항구를 찾았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80~90분이면 섬으로 들어간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섬 5개 중에서 겨울에 들어갈 수 있는 섬은 아나카파Anacapa와 산타크루즈뿐이다. 이 중에서 우리는 산타크루즈를 캠핑지로 택했다. 아나카파는 당일치기로 다음을 기약했다. 산타크루즈는 대략 서울 면적의 반 정도로 5개 섬 중 가장 크며 원주민이 기거했던 섬이다.
오전 8시, 벤츄라 항구에는 우리처럼 코로나로 갇혀 있다가 해외로 튀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가벼운 옷차림은 당일치기고 짐을 잔뜩 챙긴 사람들은 캠핑족일 것이다. 돈이 정의라는 미국답게 캠핑하는 사람들에겐 요금이 추가된다. 보통은 성인기준 왕복 63달러인데 캠핑은 83달러. 부탄가스를 따로 운반하는 보안검색을 마치고 배에 올랐다.
쾌속선은 산타바버라해협을 가로질러 먼 바다에 실루엣처럼 떠 있는 채널 아일랜드를 향해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망망대해를 가르던 배가 갑자기 멈춰 서고, 선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렸다.
“여러분들은 운이 좋군요. 3시 방향을 보세요. 고래예요! 알래스카 베링해에서 멕시코 바하해역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5,000마일에 달하는 고래의 회유길이 바로 이곳입니다. 따뜻한 바하 바다에서 새끼를 낳고 키우다 지금처럼 봄이 되면 알래스카로 돌아가는 길목이 바로 이곳이에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무덤무덤 피어 있는 큰 금계국이 바다와 잘 어울린다.
미국 해양국립공원, 산타크루즈섬
사람들이 모두 갑판 오른쪽으로 몰려 웅성거렸다. 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몰려나온 승객들이 두리번거릴 때 배 뒤편에서 고래가 솟구쳤다. 그리고 숨구멍에서 뿜어진 공기와 물이 무지개를 만들었다. 승객들은 비명 같은 탄성을 질렀다. 배의 방향을 틀어 고래를 따라 갔으면 좋겠는데, 선장은 고래 관찰법 때문에 다가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바다 수면에 얼굴을 내밀었다가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귀신고래이며, 정식 명칭은 회색고래Gray Whale이다.
그게 끝이었다. 고래는 물속으로 사라졌고 배는 다시 산타크루즈섬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찍었어?” “뭐를요?” “고래 말이야.” “찍을 틈을 주어야지요. 고래가 모델이야?” “그러는 선배는요?” “찍었지, 눈도장뿐이지만.”
생전 처음 고래를 만난 흥분에 촬영을 놓쳤겠으나 조우가 너무 짧았다. 슬쩍 오금이 저렸다. 돌아올 때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무조건 찍어야 한다고 되뇌었다.
산타크루즈 선착장에 도착했다. 부두는 새로 만든 듯 깨끗했다. 길이가 32㎞나 되는 이 큰 섬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약 1만3,000년 전부터 인디언인 추마시Chumash족이 이 섬과 주변에서 살았다. 이 갈라파고스 섬에 외래인이 찾아온 건 18세기, 스페인 사람이 이 섬을 발견하면서다.
그들이 상륙하자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처럼 원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다. 서양인은 면역이 되어 있으나, 원주민에겐 처음 만나는 천연두 같은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다. 서양인들에게 채널 아일랜드는 물개사냥의 보물상자였다.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물개의 일종인 강치 씨를 말렸듯, 이곳에서 질 좋은 물개 가죽이 싼 값에 대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19세기에는 섬 곳곳에 미국인 목장이 들어섰다. 그들은 양털로 떼돈을 벌었지만, 양은커녕 토끼 한 마리 없던 섬 생태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파괴됐다. 결국 먹이사슬 붕괴로 토종 섬 여우를 비롯해 동식물이 멸종 위기를 만났다. 이때 미국 정부가 나섰다. 1930년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채널 아일랜드와 주변 바다를 국가기념지National Monument로 지정한다.
1978년 국제자연보호협회가 산타크루즈 땅의 75%를 사들였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이 1,287만 달러(약 130억 원)를 주고 산타크루즈 목장을 몽땅 매입했다. 이것이 지금도 미국 국립공원에서 유일하게 자연보호협회라는 개인 땅이 포함된 이유다. 1980년, 이 일대는 의회 승인을 얻어 비로소 해양국립공원으로 승격한다.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자 생태계 복원을 위한 강력한 노력이 뒤따랐다. 목장은 모두 철거되었고 외지 동식물도 제거했다. 섬은 옛 모습을 되찾아갔다. 보기 힘들 정도로 줄었던 토종 여우가 2000년대 들어 1,500마리까지 늘었다. 옛날 섬을 떠났던 대머리독수리도 다시 찾아와 둥지를 틀었다. 글의 들머리에서 밝힌 대로 이 공원은 보존과 보전을 가치로 삼는 미국 국립공원의 철학이 담긴 곳이다.
지퍼 열고 배낭 뒤지는 여우
‘보존이 먼저냐 보전이 먼저냐’는 지금 한국 국립공원도 고민하고 있을 화두일 터. 틈만 나면 국립공원 일부를 용도 변경하려는 한국 국립공원에의 도전. 세계에서 처음 국립공원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공원정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다 죽었던 산타크루즈 섬을 복원해 보전하는 정책과 저력을 보여 주고 있으니까.
어렵사리 예약한 스콜피온 캐니언 캠핑장Scorpion Canyon Campground은 부두에서 멀었다. 거리는 1.5km쯤밖에 안 되지만, 잘 먹고 잘 놀자는 장비가 많았다. 이곳엔 숙박시설이나 가게, 식당이 없다. 그러므로 모든 걸 싸가지고 와야 하며, 쓰레기를 포함한 모든 걸 싸가지고 나가야 한다.
푸세식 화장실에 전기는 없었지만, 유칼립투스 나무가 우거져 있고 파란 잔디가 평화로웠다. 미국 국립공원 캠프장은 믿어도 된다. 매번 주장하거니와 연방정부가 만든 국립공원 캠프장은 별 5개짜리 특급호텔이다. 섬 전체가 전갈을 닮아 캠프장 이름이 스콜피온인지 모르나 캠프장 환경은 마음에 쏙 들었다.
섬에 내렸을 때 미모의 레인저가 길게 주의사항을 설명해 주었다.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는 흔한 말은 귓전에 흘렸지만 나머지 말이 재미있었다. 캠프장 주변에 서식하는 텃새와 여우 지능이 스마트해졌단다. 지퍼를 열 줄 알고 배낭을 뒤지는 방법을 학습했다는 것. 그러므로 먹을거리는 꼭 철제 상자에 보관하라고 강조했다.
캠프장마다 철제 통이 보인다. 수백 년은 족히 되었을 유칼립투스나무 밑에 텐트를 치고 남은 오후 시간이 아까워 산행에 나섰다. 총 9km의 스콜피온 루프Loop 트레일. 스콜피온계곡을 거쳐 섬 서쪽 벼랑 끝을 이어 해안을 끼고 돌아오는 원점 회귀코스.
온 산이, 아니 섬 전체가 푸르렀다. 한국의 금계화를 닮은 큰 금계국Giant Coreopsis 노란 꽃이 듬성듬성 피어 있고 바람보다 먼저 몸을 숙이는 풀밭이 보기 좋았다. 나무 하나 없는 낮고 파란 구릉이 이어진 풍경 너머로 태평양이 질펀했다. 제법 가파른 능선을 올라서니 바로 눈앞이 아득한 절벽이다. 잘 만들어진 트레일을 따라 가며 해풍 살랑대는 절벽이 끝없이 이어졌다. 바다와 초원의 광활한 풍경과 절벽에 둘러싸인 고요한 만灣도 볼거리.
눈은 즐거웠지만 다리는 뻐근할 정도로 첫 산행을 마쳤다. 먹고 마실 생각으로 즐겁게 캠핑장으로 돌아오는데 깜짝 놀랐다. 우리 텐트 주변에 말로만 듣던, 여우와 까마귀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찍어.”
“찍고 있어요.”
“도망도 안 가네. 저 귀여운 여우가 이 동네에서 최고로 센 깡패라고?”
“호랑이 없는 곳에 토끼가 왕이라잖아요.”
여우는 후다닥 도망도 안 가지만 다가서면 물러서며 곁을 주지 않았다. 고양이만 한 저 여우는 복원된 것이었고, 이 섬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저것도 찍어.”
“어떤 거요?”
“파란 포스트잇 종이를 날개에 붙인 까마귀.”
까마귀 두 마리가 11번, 13번 번호표를 달고 있다. 공원에서 조류연구차 붙인 일련번호겠지만 그 모습이 우습다. 꽁꽁 잠가놓은 야영객 가방 지퍼를 열고 먹이를 훔쳐 먹어서인지 덩치도 크다.
돌고래 떼와 배가 경주하듯 서로 빠른 속도로 바다를 질주하고 있다.
명불허전, 포테이토 하버 트레일
잠이 깨어 잠깐 나선 텐트 밖은 노란 달빛이 출렁이고 있었다. 산행 때문일까? 아님 와인 덕분인지 아주 깊은 잠이었다. 여우 몇 마리가 음식을 노리는지 어슬렁거린다. 커피를 끓이려 일어났을 때 기온이 제법 쌀쌀했다. 지금 우리는 익숙한 문명이 없는 태평양에 떠 있는 작은 섬에 있다. 귀한 방문이니 오늘도 바다를 품은 트레일을 열심히 걸어야 할 것이다. 길을 가며 흡사 바다를 걷고 있는 환상에 빠진 이유가 있다. 둥실 눈높이로 바다가 둥글게 떠오른 풍경 때문일 것이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부두로 나왔다. 그곳에서 시작하는 포테이토 하버Potato Harbor 트레일로 들어섰다. 깎아지른 벼랑을 따라 산길은 이어졌고 어제와는 또 다른 풍광으로 우리를 맞는다. 초록 풀이 융단이 깔려 있는 구릉에 강조점처럼 노란 큰 금계국 꽃이 피어 있다.
오르막길을 끝내고 바다를 향하여 돌출된 캐번 포인트Cavern Point 전망대에 섰다. 회유하는 고래도 볼 수 있다는 소문대로 멋진 전망대였다. 점점이 흩어져 떠있는 채널 아일랜드 섬들과 우리가 건너온 산타바버라해협도 한눈에 들어온다. 육지도 어렴풋이 보였다.
멋진 해안 산책로는 전체를 전세 낸 듯 우리밖에 없다. 우리가 걷는 포테이토 하버 트레일 하이킹의 절반은 해안절벽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파노라마 전망과 함께하는 이 트레일을 끝없이 걷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포테이토 하버 트레일이 섬의 해안선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다는 정보가 맞았다. 카야킹을 즐기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벼랑을 끼고 걷는 트레일엔 그늘 한 점 없다. 나팔꽃 군락이 나타났다. 이 섬에 봄이 오면 트레일은 나팔꽃으로 뒤덮인다. 왕복 8km쯤 트레일 반환점이자 목적한 포테이토 하버에 닿았다. 이름대로 감자 모양을 닮은 작은 만灣이다. 가파른 해안절벽 끝에는 더 이상 길이 없다는 경고가 보인다. 인적 없는 천연항구에 하얀 요트 한 대가 한가로이 정박해 있다. 정임수 작가의 카메라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국립공원 산타크루즈 섬을 설명하는 안내문
돌고래와의 달리기 경주
‘이렇게 카메라가 바쁠 것이면 이곳으로 올 때 만났던 고래도 담을 것이지…’ 하는 푸념은 취소해야겠다. 뭍으로 나오는 귀환 길, 보일 듯 말듯했던 고래 떼를 정말 만났으니까. 자이언트 귀신고래는 아니었으나 더 놀라운 돌고래 쇼였다. 올 때 마이크를 잡았던 선장이란 걸 금세 알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첫마디 때문이다.
“여러분들은 운이 좋군요. 11시 방향을 보세요. 바다물이 하얗게 끓고 있잖아요. 긴 부리 돌고래 떼가 사냥 중이에요. 아마 물속엔 고래 먹잇감인 정어리 떼가 있을 거예요. 9시 방향에 다른 돌고래 떼가 보이죠? 돌고래들은 초음파로 교신하며 합동사냥을 하고 있어요. 지금 눈에 들어오는 돌고개 개체는 수천 마리, 혹은 1만 마리가 넘을지도 몰라요.”
자연을 벗하는 캠프장에서 먹을거리 풍족한 야영은 행복한 산행의 첫 번째 조건이다.
엔진 출력 소리가 높아졌다. 고래는 접근 불가이지만 돌고래는 접근 가능한지 선장은 전속력으로 돌고래를 쫓는다. 승객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이제 배와 돌고래가 뒤섞여 바다를 달린다. 배 곁 난간 아래에서 물속을 가르는 돌고래가 빠르다.
숨구멍이 열렸다 닫히는 것도 똑똑히 보인다. 과연 빠르다. 배를 앞질러 가는 녀석, 배를 인도하듯 앞에서 달리는 녀석. 눈앞 가득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질주하는 돌고래 떼는 장관이었다. 30여 분 돌고래를 추적하며 놀라운 쇼를 생생하게 보여 줬다.
산타크루즈 섬의 특산종 여우가 우리 텐트 곁을 겁 없이 서성이고 있다.
돌고래는 물에 살지만 물고기가 아니다. 물고기는 아가미로 호흡하지만 돌고래는 포유류라서 허파로 숨을 쉰다. 그래서 쉴 사이 없이 점프하며 숨을 쉬는 것이다.
돌고래 사냥에 숟가락 얹으려는 펠리컨과 갈매기들도 엄청 모여 들었다. 사냥이 끝났는지 하얗게 끓던 바다가 잠잠해진다. 돌고래 떼와의 100m 달리기 시합을 뒤로하고 배는 항구로 향했다.
영국 속담대로 미국엔, 아니 세상엔 공짜점심이 없다. 고래 관광을 실감나게 시켜준 선장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겠다. 배를 내리며 자율로 넣는 팁Tip 박스엔 달러가 수북했다.

본 기사는 월간산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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