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딸 뇌출혈..경찰, '학대 의심' 아버지 체포
[경향신문]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된 여자아이가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여아의 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A씨(27)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양을 학대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0시 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B양은 호흡은 있었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B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양 머리에 멍자국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 아이를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1일부터 B양과 B양보다 1살 많은 오빠, 아내(23)와 모텔에서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내는 지난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로 인해 A씨는 9.9㎡이 조그마한 모텔 객실에서 두 아이를 키웠다. A씨는 친구의 집에서 살다가 월세 문제로 하루 3만5000원의 숙박비를 내고 모텔에서 생활한 것이다.
B양은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는 A씨의 아내가 경찰에 체포된 다음 날인 지난 7일 모텔을 찾아가 A씨에게 자녀들의 보육시설 입소나 일반 가정 위탁을 권유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은 머리에 상처가 있었지만, 몸에는 다른 상처는 없었다”며 “A씨를 상대로 딸을 학대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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