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바다 방출 확정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 발전소에서 발생한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를 두고 주변국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로부터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13일 일본 일간지 <아사히신문>은 "정부는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처리수에 대해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해양 방출할 것을 정식으로 결정했다"며 "카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 산업상이 이날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지사 등을 만나 설명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관계 각료회의에서 "탱크 증설의 여지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해양 방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처리된 오염수는 알프스에서 다시 처리해 바닷물로 희석시킨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법령의 기준보다 충분히 낮춘 '처리수'로 한 다음, 바다에 내보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 회의에서 "처리수의 처분은, 후쿠시마 제일 원자력 발전의 폐로를 진행시키는데 있어서 피해 갈 수 없는 과제"라며 "기준을 훨씬 웃도는 안전성을 확보하고 범정부적으로 (오염수) 소문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양 방출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내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을 1리터를 기준으로 1500 베크렐(㏃) 미만이 될 때까지 바닷물로 희석한 후에 배출할 계획이다.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희석해서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신문은 "정부는 도쿄전력에 약 2년 후를 목표로 방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비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승인 등이 종료되는 2023년부터 오염수 방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오염수의 방출은 일본이 원자로의 폐로 완료 시점으로 계획하고 있는 2041~205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지금도 오염수가 늘어나고 있다.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 제거 설비(ALPS, 알프스)로 처리해 탱크에 보관하고 있지만, 2022년 가을 이후에는 만수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며 방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문은 "어업인들은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고 후쿠시마 주민들에게도 불안감이 있다"며 "정부는 소문에 대해 만반의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외교부는 전날인 12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이번 결정이 향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는 "정부는 그간 일본 측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 및 주변국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을 강조해왔으며, 일본 측이 충분한 협의 없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게 된다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주변 환경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여 방사능 측정을 대폭 확대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며, 일본측의 방류 결정 및 관련 절차 진행 과정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지속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역시 일본의 방출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후쿠시마 원전의 폐수 문제를 잘 처리하는 것은 국제 공공 및 주변국 이익과 관련돼있다"며 "중국은 이미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이 책임감 있는 태도로 후쿠시마 원전의 폐수 처리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길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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