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기억교실' 4·16민주시민교육원 5년여 만에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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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이들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12일 문을 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4·16민주시민교육원'의 기억관 2학년 4반 교실을 찾은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는 "단원고에 기억교실이 없어질 때도, 아이들의 물품이 좁은 공간에 쌓여 있을 때도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곳으로 교실을 옮겨 복원했으니 앞으로도 힘들고 아이가 보고 싶을 때면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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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시민교육과 사회 참여활동 희망공간 재탄생
“다시 아이들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12일 문을 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적금로 ‘4·16민주시민교육원’의 기억관 2학년 4반 교실을 찾은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는 “단원고에 기억교실이 없어질 때도, 아이들의 물품이 좁은 공간에 쌓여 있을 때도 마음이 안 좋았다”며 “이곳으로 교실을 옮겨 복원했으니 앞으로도 힘들고 아이가 보고 싶을 때면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오후 내내 쏟아지는 빗속에서 4·16민주시민교육원이 문을 열었다. 가칭 4·16안전교육시설 건립 논의가 나온 지 5년여 만에, 옛 안산교육지원청을 리모델링해 4840여㎡에 각각 4층 규모의 기억관과 미래희망관이 들어섰다.
4·16민주시민교육원에는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다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기억관 2~3층에는 단원고에서 희생 학생들이 공부하던 기억교실과 기억교무실, 기록실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교실 칠판과 문, 책걸상부터 펜과 메모지, 방석 등 희생 학생들의 개인물품, 천장 선풍기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엄마와 농구를 좋아하고 세계를 바람처럼 누비고 싶어 했다’는 2학년 7반 곽수인 학생의 책상에는 2014년 4월15~18일 제주도 수학여행 안내서가 빛바랜 채 놓여 있었다. 2학년 교무실에는 역사교사인 이해봉 선생님의 책상엔 당시 출석부와 수학여행 개인정보 이용동의서, 포장 비닐이 뜯어지지 않은 2014년 4월21일치 <한겨레21>이 놓여 있다.
개원에만 걸린 시간이 5년. 갈등도 적지 않았지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경기도의회, 안산시,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등학교와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협의에 협의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교육원 탄생을 끌어냈다.
이날 개원식에서 유가족 등은 한목소리로 ‘기억을 넘어 희망’을 이야기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 장소는 4·16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희생 학생과 교사들이 돌아오기까지 가족들의 슬픔과 비극, 아픈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며 “교육원 개원은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넘어 우리 사회 희망을 만들어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명선 초대 원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4·16 국민안전의 날이 만들어지고 초등학생에게 생존수영이 보급됐다. 단체 수학여행이 안전교육을 동반한 소규모 체험학습으로 바뀌는 등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아픔, 공감을 통해 그 의미를 성찰하고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로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도록 누구에게나 열린 배움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년 내내 문을 여는 4·16민주시민교육원은 4·16기억교실 운영 등 기억 문화 사업 외에도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고 청소년 프로젝트 등 사회 참여 활동도 지원한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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