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돈 쓸어담는 넷플릭스, 지난해 4155억→올해 1조 넘본다

오상헌 기자 2021. 4. 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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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작년 한국 매출 2배·영업이익 4배 늘어유료가구 380만 넘어, 2월 카드 결제액도 최대올해도 실적급증 예상, K콘텐츠에 5500억 투자조세회피 의혹 세무조사, 망 사용료 소송은 부담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4배씩 폭증했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매월 돈을 내고 넷플릭스를 구독해 보는 국내 가구 수가 380만 이상으로 불어난 덕이다.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수익성은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30일 무료체험' 프로모션을 전 세계에서 완전히 종료했고, 가족 외 계정 공유를 막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확보한 2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란 평가가 많다.
한국 가입자 380만, 매출은 2배·영업이익 4배 껑충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액은 4155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는 개정된 '주식회사 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에 따라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재무제표가 담긴 감사보고서를 전날 처음 공시했다. 2016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넷플릭스가 국내 실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매출(4155억원)은 전년(1858억원)에 비해 123.5%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88억원)은 전년(22억원)과 견줘 295.2%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2억원에서 지난해 63억원으로 5배 이상 폭증했다. 매출의 대부분은 국내 유료 구독자로부터 발생하는 월간 구독료인 ‘스트리밍 수익’이다. 전년 대비 127.1% 늘어난 약 398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유료 구독 계정은 380만 가구를 넘었다.
2월 결제액도 '역대 최대' "K콘텐츠에 5500억 투자"

넷플릭스는 실적 공개에 앞서 올해 K-콘텐츠(한국 콘텐츠)에 5500억 원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사실상 올해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셈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보다 훨씬 폭증할 공산이 크다. 코로나19 확산과 비대면 일상화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앱 분석 서비스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한국인 개인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넷플릭스 결제액은 725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달(225억원)과 견줘 222% 증가한 역대 최고였다. 1년 전에 비하면 넷플릭스 국내카드 결제액이 3배로 뛰었다. 카드 결제자 수도 같은 기간 168만 명에서 501만 명으로 3배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IPTV(인터넷TV)로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매출은 제외된 것이다.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은 한류 드라마와 예능 등을 확보해 경쟁력을 배가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세무조사에 '망 사용료' 소송도, 디즈니+ 韓상륙 임박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확대가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8월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법인세비용이 21억77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5억8700만원)보다 3배 이상 늘었지만 국세청은 조세회피를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외국 관계사로부터 콘텐츠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모기업인 넷플릭스와 경영자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막대한 자문료를 매년 지급하는 수법으로 국내 소득을 축소, 해외 이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세무조사 결과 조세회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합당한 세금을 추징당할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와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 네트워크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송사도 진행되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할 수도 있다. 콘텐츠 왕국인 월트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출도 넷플릭스엔 큰 부담이다. 디즈니+는 3분기 중 국내에 공식 상륙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KT·LG유플러스와 전략적으로 제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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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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