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찰이 쏜 총에 흑인 사망..미네소타-보스턴 경기 취소

미니애폴리스서 또다시 경찰 총격 사망사건
인종차별 시위 촉발시킨 플로이드 사건 인근
미네소타-보스턴전 취소 결정
NBA, NHL 등 미네소타 연고 경기 모두 취소

[스포츠경향]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홈구장 타깃 필드 전광판에 13일 보스턴전 취소 공지가 떠 있다. |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보스턴 경기가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취소됐다.

미네소타 구단은 13일 열릴 예정이던 보스턴과의 홈 경기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의 연고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네소타 트윈스 뿐만 아니라 NBA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NHL 미네소타 와일드 등도 모두 13일 경기를 취소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12일 20세 흑인 남성 단테 라이트가 경찰의 총에 맞은 뒤 도주하다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라이트는 미니애폴리스 브루클린 센터 인근에서 여자친구를 태우고 운전하다 경찰에 의해 길가에 멈췄고, 단속 과정에서 하차했다가 경칠 지시에 불응한 뒤 다시 탑승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았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후 라이트는 몇 블록을 운전해 도주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아 사망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단테 라이트 경찰 총격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니애폴리스는 인종차별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현재 플로이드에 대한 과잉진압 혐의로 경찰들이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 또다시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이 벌어지자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이날 시민 100여명이 이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프로스포츠 팀들도 경기를 취소했다.

미네소타-보스턴 경기는 경기 시작 시간을 얼마 두지 않고 취소가 결정됐다. 미네소타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전날 벌어진 비극적 사건과 관련해 팬과 스태프, 선수와 미니애폴리스 사회 전체를 위해 고심한 끝에 오늘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단테 라이트 가족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는 4연전으로 잡혀 있는데, 나머지 경기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보스턴으로 옮겨서 경기를 치르는 안이 검토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알렉스 코라 감독은 “일단 호텔에서 대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트위터에서 “브루클린 센터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라며 “경찰의 공권력 행사로 사망한 라이트 가족에 조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