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집값 '꿈틀'..주택 가격 상승률 다시 커지나?
전문가들은 개발 위주 정책의 오세훈 시장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목표로 공공 위주 공급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 간 정책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부동산원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06%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체 서울 아파트 가격상승률 0.05%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폭이 심상치 않다. 오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하면서 그동안 지연됐던 민간 재건축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전용면적 245.2㎡(80평) 현대7차 아파트는 지난 5일 80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매매가 67억원보다 13억원(19.4%) 뛴 것이다. 같은 날 압구정동 160.29㎡(52평) 현대1·2차 아파트도 54억3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42억5000만원에서 11억8000만원(27.8%) 오른 금액이다. 이 아파트의 최고가는 196.21㎡(64평)의 63억원이다.
압구정동의 110.82㎡(36평) 신현대 아파트(현대 9,11,12차)는 지난 1일 32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난달 30억원보다 한 달새 매매가가 2억5000만원(8.3%)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의 80.39㎡(26평) 우성 1,2,3차 아파트도 지난 6일 18억1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 17억7500만원보다 3500만원(2.0%) 가격이 상승했다.
매매가뿐 아니라 호가도 뛰었다. 압구정동 196.21㎡(59평) 현대1,2차 아파트는 최근 호가가 3억원 올라 63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 3일 53억원에 매물이 나온 155㎡(47평)의 신현대(현대 9,11,12차) 아파트는 5일 새 호가가 2억원 올라 지난 8일 55억원을 기록했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나타나자 정부도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 시장은 2·4대책 이후 가격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하는 등 시장 안정세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면서도 "보궐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공약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 조짐 등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는 만큼 각별히 경계하며 모니터링 중이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오 시장에게 일종의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이를 의식하듯 오 시장도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오 시장은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해 "(재건축을)너무 서두르다가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워 당선됐다. 시민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위주 개발보다 민간 개발을 선호한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다만 오 시장도 민심을 얻어 시장에 당선됐지만 집값이 상승할 경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을 우려하면서도 공공과 민간개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발 위주 공약을 내세운 오 시장의 당선으로 무조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면 가격이 뛴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정부의 2·4 공급대책에도 맹점은 있다"며 "정부 주도 공공 공급주택에는 대형 평형이나 시장이 원하는 부분이 빠져 있다. 정부가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은 민간이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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