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규범은 생활의 일부처럼 보이지만 때론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책에서 만난 문장]

김용출 2021. 4. 1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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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규범 선도자'가 대중 집회를 열어 그 규범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이러한 시도가 반대에 대한 임계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을 자극한다면, 반대의 물결은 즉각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점점 힘을 얻는 저항이 상대적으로 임계점이 높은 이들까지 자극한다면, 그 규범은 급속하게 허물어질 것이다. 하지만 초기 대중의 반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거나 임계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에게만 닿는다면, 저항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며 규범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다."

대중의 지지를 얻는 변화들은 이처럼 규범 선도자의 역할이나 초기 대중의 반응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초기에 목적을 상징하거나 부합하는 뚜렷한 사례들을 갖고 있어야 하고, 때론 일군의 사람들이 교류를 통해 기존 규범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걸 인식해야 하는 등 여러 사항도 결합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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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규범 선도자’가 대중 집회를 열어 그 규범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이러한 시도가 반대에 대한 임계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을 자극한다면, 반대의 물결은 즉각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점점 힘을 얻는 저항이 상대적으로 임계점이 높은 이들까지 자극한다면, 그 규범은 급속하게 허물어질 것이다. 하지만 초기 대중의 반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거나 임계점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에게만 닿는다면, 저항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며 규범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다.”

―캐스 R. 선스타인, 2019, How Change Happens; 박세연 역, 2021, [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열린책들, 29쪽.

프랑스 대혁명이나 미국의 노예제 폐지, 세계 인권 선언 등 세계사를 바뀐 대변혁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요.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공저자인 유명한 법학자 캐스 R 선스타인은 마치 사소한 혼란처럼 보이는 최초의 사건에서 철웅성처럼 단단해 보이는 규범이 무너지기도 한다며 이같이 설명합니다.

대중의 지지를 얻는 변화들은 이처럼 규범 선도자의 역할이나 초기 대중의 반응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초기에 목적을 상징하거나 부합하는 뚜렷한 사례들을 갖고 있어야 하고, 때론 일군의 사람들이 교류를 통해 기존 규범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는 걸 인식해야 하는 등 여러 사항도 결합돼야 할 것입니다.
선스타인은 다만 사람들의 심리와 법, 제도 등의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고 전파 확산되는지 또는 좌절하는지의 메카니즘을 파악한 뒤 미래 변화를 관리하거나 촉진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많은 곳에서 유전자 조작 식품 이용이 과학적으로 혹은 경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험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사전에 규제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문제를 ‘사전예방’을 하려는 이 같은 취지가 자칫 새로운 ‘대체 위험’을 유발할 가능성도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 유전자 조작 식품을 엄격하게 규제하면 개발도상국이 유전자 변형으로 개발한 황금쌀을 식량 문제 해결에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초래될 수 있으니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점까지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인식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단초를 발견하거나 변화를 만들어가거나 관리한다는 건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그 단초가 축적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당신 스스로 어떤 거대한 변화의 단초나 계기가 되는 지점에서 서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2021.4.13)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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