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나오는 與 쇄신론, 중진들도 힘 실어..일각선 신중론도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4·7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에 재선 의원과 중진 의원들이 힘을 싣는 가운데 당내에선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은 재보선 이후 연달아 모임을 열어 당 쇄신론을 논의하고 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앞장서 당 개혁 방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민주당 초선들이다.
이들은 조 전 장관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전 검찰총장 갈등으로 비화된 검찰개혁에 쓴소리를 내는 동시에 부동산 정책과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보자 공천 문제도 지적하고 나섰다.
쇄신안의 물꼬를 튼 초선 의원들은 전날(12일) 오전에도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초선 의원 모임을 정례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앞으로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차기 지도부(최고위원)에 초선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초선 의원 중 한 명인 장철민 의원은 전날 당 쇄신안에 강성 지지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당원들도 의사를 갖고 있는데 그 부분에 당연히 말씀하실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가진 여러가지 생각들에 대해 각자 역할을 찾아가고 그런 것들 (의견을) 모아가는 것이 정치"라고 일축했다.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에 재선 의원들도 가세했다.
재선 의원들 또한 전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우리와 생각이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에 부족했고, 정치개혁 과정 속에서 민생에 소홀했으며 과오를 인정하는 것에 정정당당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2030을 비롯한 초선 의원들의 반성의 메시지에 적극 공감하며, 함께 해 나가겠다"며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모아 강력한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어 가는데 저희 재선그룹이 중심이 되겠다"고 했다.
그간 다양한 목소리를 억누르고 일관성에만 치중한 당내 문화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선 의원들 중에서는 차기 지도부 구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내 소장파로 알려진 조응천 의원은 전날 윤호중·박완주 의원 2파전으로 결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사람을 바꿔야 하는데 지금 원내대표 나온다는 후보들도 국민들 보기에 프레시(신선)하다고 보기엔 함량 미달"이라며 "재선의원 중에 괜찮은 후보들이 나와서 열심히 캠페인하고 그러면 설사 (원내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참신해 보이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중진 의원들도 초·재선 의원들의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체로 초선 의원들의 용기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며 "초·재선 의원들이 낸 입장문을 보면 대체로 쇄신 기조에 이견을 달만 한 것들이 없다. 공감할 만한 내용이 있다. 중진 의원들이라고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다만 당내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중심으로는 급격한 쇄신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히려 지지층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문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좀 더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에 부족했다"면서도 "검찰개혁의 문제를 조 전 장관의 개인적 문제와 연결해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3선 중진인 김경협 의원 역시 "조 전 장관 문제는 지난해 총선 이전에 발생했던 문제"라며 "이것을 보궐선거 패인으로 분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도종환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패배에 대한 책임 역시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차기 지도부 구성 절차에 돌입한다.
원내대표 선거 주자로는 친문 진영의 윤호중 의원과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박완주 의원이 나섰다. 윤 의원이 전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21대 총선을 준비해 온 만큼 다수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재보선 패배 이후 쇄신론이 분출하면서 박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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